[방송]"시청률 올려라" 일부 프로 슬그머니 포맷 바꿔

  • 입력 2003년 1월 16일 17시 41분


프로그램의 소재를 일반 시청자에게서 구하다가 낮은 시청률 때문에 스타의 습관 등을 무의식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포맷으로 바뀐 MBC ’꿈꾸는 TV-너자신을 알라‘. 사진제공 MBC

프로그램의 소재를 일반 시청자에게서 구하다가 낮은 시청률 때문에 스타의 습관 등을 무의식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포맷으로 바뀐 MBC ’꿈꾸는 TV-너자신을 알라‘. 사진제공 MBC

MBC ‘꿈꾸는 TV 33.3’과 SBS ‘터닝포인트-사랑과 이별’이 시청률 하락과 제작의 어려움을 이유로 슬그머니 포맷을 바꿨다. 이에따라 기획의 차별화를 내세운 당초 취지를 무색케하는 한편 ‘붕어빵’ 프로그램을 낳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 ‘꿈꾸는 TV 33.3’은 시청자의 꿈 사연을 드라마로 재구성해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가을 MBC 개편 철학을 반영한다고 자평했던 것. 그러나 18일부터는 ‘꿈꾸는 TV 특별기획-너 자신을 알라’는 제목으로 ‘스타의 무의식 세계’를 다룬다. 소재의 출처를 시청자에서 스타로 옮기는 것이다. 첫 회에는 가수 성시경의 일상 습관이나 다양하게 연출된 상황에 대한 반응을 화면으로 보여주고, 패널들이 심리를 분석한다.

MBC는 지난해 가을 개편때 이 프로그램에 대해 “토요일 7시라는 황금 시간대에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청률이 평균 11%대에 머물자 스타의 신변잡기를 소재로 하는 형식으로 바뀐 것. MBC의 한 관계자는 “10대 위주의 주말 오락프로그램에 시청률이 밀려 포맷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BS ‘터닝포인트-사랑과 이별’는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부부들이 실제로 갈등하며 사는 모습을 내보냈던 프로그램. 그러나 이달부터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한 부부사례를 재연 드라마로 꾸미고 패널들이 얘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바꿨다. SBS측은 출연 부부들의 상황 노출에 대한 거부감을 포맷 변경의 이유로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를 따라가는 꼴이 됐다. 주부 이혜숙씨(35)는 “재연드라마나 스타들의 신변 잡기를 내세우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서로 분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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