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화 닮은 드라마가 온다

  • 입력 2003년 1월 21일 19시 04분


새해에는 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영화에서 소재를 빌린 드라마가 봇물을 이룬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은행나무 침대’ ‘남자의 향기’ ‘비천무’ 동아일보 자료사진

새해에는 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영화에서 소재를 빌린 드라마가 봇물을 이룬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은행나무 침대’ ‘남자의 향기’ ‘비천무’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 영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영화를 닮은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영화 ‘남자의 향기’와 ‘비천무’가 드라마로 리메이크되는 것을 비롯해 ‘은행나무 침대’의 설정과 비슷한 드라마 ‘천년지애’가 방영되는 것.

MBC는 1998년 김승우 명세빈이 주연했던 ‘남자의 향기’를 리메이크해 5월 방송한다. 영화 ‘남자의 향기’는 하병무의 동명소설을 장윤현 감독이 만든 액션 멜로로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기둥으로 뒷골목 세계의 처절한 세력다툼을 더했다. 흥행에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으나 드라마로는 어떨지 미지수다. MBC와 공동제작을 맡은 외주제작사 ‘캐슬 인 더 스카이’는 이미 소설을 펴낸 출판사에 TV판권료를 지불했으며 현재 캐스팅 단계에 있다.

영화 ‘남자의 향기’가 깡패들의 뒷골목 세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드라마 ‘남자의 향기’는 멜로에 초점을 맞춘다. 폭력 세계보다는 러브스토리가 대중에게 더 큰 소구력을 가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 3류 인생을 사는 혁수의 삶을 통해 사회 세태도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신호균 책임 프로듀서는 “영화는 관객 동원에 실패했으나 드라마에서는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내겠다”고 말했다.

KBS는 올해 말을 목표로 영화 ‘비천무’를 드라마화할 예정. 중국 프로덕션과 공동제작으로 추진중인 ‘비천무’는 김희선 신현준이 주연했던 영화(2000년)로 김희선은 이 영화를 통해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제작비만 4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이 드라마는 한국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드라마의 대부분은 중국 현지에서 촬영되며 현재 영화 ‘비천무’를 제작했던 중국 스태프들과 접촉 중이다.

윤흥식 드라마제작국장은 “중국에서 영화 ‘비천무’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중국 제작사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 먼저 제의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SBS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와 소재가 비슷한 영화 ‘천년지애’를 제작한다.

‘태양속으로’ 후속으로 3월부터 방송될 이 드라마는 백제 공주와 두 장군이 21세기에 환생,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 1000년 전 궁중악사와 공주, 장군의 삼각관계를 현재와 과거의 두 시점에서 서술한 한석규 진희경 신현준 주연의 영화 ‘은행나무 침대’와 유사하다.

제작사 이관희 프로덕션 측은 “설정 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지만 판권료를 지불하지 않는, 색다른 드라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유리를 백제 공주역에 캐스팅 한 가운데 제작 준비가 한창이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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