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주목받으면 주인공의 사랑을 이어달라는 시청자들의 성화가 쇄도하게 마련인데, 이번 드라마는 예외다. 연욱(공효진)과 필승(조재현) 대신 연욱과 성준(김래원)을 연인으로 맺어달라는 주문이 이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
성준은 형부를 향한 연욱의 힘든 사랑을 옆에서 보듬어주며 짝사랑하는 캐릭터. 부잣집 아들에 만능 스포츠맨으로 여성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성준이라는 인물은 한마디로 왕자에요. 왕자병이 아닌 진짜 왕자. 잘생겼고 운동도 잘하고 집도 부자인데다 마음까지 따뜻하니. 감독님(이창순 PD)은 그냥 제 모습 그대로 행동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주셨지만 저, 그렇게 멋진 놈이 못되거든요.”
탤런트 김래원은 성준 역을 맡으면서 영화 ‘뉴욕의 가을’의 리차드 기어를 떠올렸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약간은 느끼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에서 안재욱이 선보였던 헤어스타일을 시도했다. 귀공자 분위기를 내려고 체중도 한달동안 15kg나 감량했다.
“몸도 좋지 않은데 감독님이 샤워 장면을 넣는 바람에….(웃음) 헤어스타일이 좀 안 어울리나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성준의 이상형인 것 같아서 한 번 해봤어요. 저 완전히 성준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했거든요. 걸음걸이 하나도 적당히 거만하고 품위있게 보이려고 하죠.”
그는 드라마 ‘내사랑 팥쥐’에서도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가 고정될까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
“고정된 색깔 없는 배우로 평가받고 싶어요. 나오는 작품마다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배우. ‘내 사랑 팥쥐’로 기억해주는 시청자가 많아 기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어요. 제 자신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거든요.”
극 중 연욱이 형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늘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처럼 김래원도 실제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형부랑 사랑하는 것? 저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그 형부라는 사람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준은 정말 멋진 놈이죠.”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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