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건축재 뿐 아니라 먹고, 입는 것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한약재로 사용되는 흙.사진제공 MBC
현재 흙에 대한 관심은 흙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한 예로 흙을 약으로 사용하는 경우. 황토를 물에 넣어 저은 뒤 시간이 지나면 흙이 퇴적되는데 그 위에 뜨는 엷은 담황색 물을 지장수(地漿水)라고 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옛 문헌에는 지장수가 해독 작용에 뛰어나다고 나와있다.
두 살된 장모군은 태어나자마자 소아암에 걸렸지만 어머니가 지장수로 분유를 타 먹이고 나서부터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그 과학적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뚜렷이 밝혀진 바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흙 속에 있는 페니실린, 테라마이신 등의 미생물이 항암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축산기술연구소는 3년동안 황토가 2%가량 섞인 사료로 소를 키우면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일반 한우보다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높고, 고기 육질이 좋은 것으로 드러난 것.
전원주택 붐이 일면서 흙을 건축자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 주거형태인 흙집은 예로부터 통풍과 습도조절, 탈취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흙의 약점은 물에 약하다는 것. 최근 흙을 굽거나 벽돌로 만들어 강도를 높인 자재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밖에 황토 기저귀, 황토 한과, 황토 화장품 등 흙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이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제시한다.
제작진은 “흙을 이용한 의식주는 과거 가장 서민적인 생활 수단이었지만 최근에는 부유층이 향유할 수 있는 것으로 변질됐다”며 “흙의 효용과 가치를 알려 이런 생활 양식이 대중화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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