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드라마 ‘올인’ 폭력장면 지나치다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11분


5일 SBS 드라마 ‘올인’에서 말 머리를 잘라 헝겁에 싼 뒤 천장에 매단 모습. 드라마에서는 영화 ‘대부 1’를 보여주면서 잘린 말 머리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5일 SBS 드라마 ‘올인’에서 말 머리를 잘라 헝겁에 싼 뒤 천장에 매단 모습. 드라마에서는 영화 ‘대부 1’를 보여주면서 잘린 말 머리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SBS 드라마 ‘올인’의 폭력성이 지나쳐 시청등급(15세 이상 관람가)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장면은 5일 방송분 중 영화 ‘대부1’의 한 컷.

극중 조직폭력배 보스인 상두가 대수에게 ‘조직 관리의 교과서’라며 ‘대부1’을 권하고 대수는 조직원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 ‘대부 1’에는 영화사의 실권을 쥐고 있는 이를 협박하기 위해 그가 아끼는 애마의 목을 베어 침대에 갖다놓는 장면이 나온다. 잠자던 중 이상한 느낌때문에 잠을 깬 그는 피가 흥건한 시트를 들추다가 잘려진 애마의 머리를 보고 기겁한다.

이 장면을 본 대수는 상대 조직에 카지노 지분을 넘기려고 하는 주주를 협박하기 위해 유사한 수법을 쓴다. 그의 농장에 들어가 말의 목을 베어 천장에 매달아 놓는 것. 말의 목을 흰 천으로 싸놓긴 했지만 피가 흥건한 장면과 목이 베인 말의 몸뚱아리가 화면에 비친다.

시청자들은 지상파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이 방송된다는 현실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박모씨(32)는 “퇴근 후 무심코 TV를 켰는데 그 장면을 보고 기겁했다”며 “성인이 봐도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15세 이상 관람가라니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등급은 각 방송사가 내부 심의기구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한다. SBS 심의팀은 “방송 전 모니터 과정에서 이 장면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고 판단, 삭제할 것을 제작진에게 통보했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심각하다는 의견이 많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방송위원회 심의1부 함상규부장은 “드라마 ‘올인’의 주무대는 ‘카지노’와 ‘성인 나이트 클럽’으로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환경을 미화하고 있다”며 “현재 ‘올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모니터하고 있으며 제재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