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 ‘무간도’ 량차오웨이 류더화 내한

  • 입력 2003년 2월 12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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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홍콩영화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올까.

영화 ‘무간도’의 한국개봉(21일)을 앞두고 주연배우 류더화(劉德華)와 량차오웨이(梁朝偉)가 류웨이창 감독과 함께 11일 홍보차 내한했다.

이 작품은 10년간 경찰에 스파이로 잠입한 범죄 조직원 유명건(류더화 역)과 같은 기간 조직에 잠입해 있던 경찰 진영인(량차오이 역)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영화.

작년 12월 홍콩에서 개봉 당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과 ‘영웅’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홍콩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올린 ‘소림축구’를 능가하는 화제를 낳았다.

최근엔 드림웍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10여개 제작사가 탐을 내는 가운데 워너브러더스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 세계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류웨이창 감독, 량차오웨이, 류더화 (왼쪽부터)


다음은 11일 힐튼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있었던 세 사람의 인터뷰 내용.

-‘무간도’는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적 특성상 13년전 개봉됐던 ‘첩혈쌍웅’을 연상케 한다. 특히 주인공인 경찰과 조직원의 대결구도가 단순한 적대적 구도만이 아니라는 점이 유사하다. ‘무간도’만의 특색은 무엇인가.

량차오웨이〓‘무간도’는 얼핏 보기엔 전형적인 홍콩 영화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기존의 영화와 차이가 있다. 특히 범죄 조직의 일원이 스파이가 되어 경찰 내부로 들어가는 설정은 독특하다.

-류더화는 ‘느와르’영화에 출연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안다. 본인이 느와르 영화에 자주 캐스팅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류더화〓솔직히 말하면 내가 출연한 ‘느와르’ 영화는 몇 편 안된다. (웃음) 중국에서는 ‘갱영화’와 ‘조직영화’ 등 영화의 종류가 세분화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전부 ‘느와르’로 지칭한다. 그러나 내가 출연한 영화를 무엇으로 분류하든, ‘무간도’만큼 좋은 영화는 없었다. 나는 러브 스토리에는 맞지 않는 배우다. ‘느와르’처럼 남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영화가 어울린다.

-량차오웨이는 남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고독이 느껴지는 배우라는 평을 듣는다. 이러한 이미지 고정은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량차오웨이〓배우는 선택받는 입장이다. 감독님들이 시나리오에 ‘고독·우울·침묵하는 남자’가 나오면 우선 나를 떠올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역할만이 주어지는 편이다. 물론 이러한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싶다. 최근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신작 ‘2046’에서 스타일, 연기 리듬, 목소리 등 기존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

-작품 선택의 기준은.

량차오웨이〓어떤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류더화〓나도 역시 그렇다. 돈은 아무리 주어도 즐겁지 않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느냐가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처럼 2년씩 영화를 찍는다면 지루하다. (류더화는 곧바로 “농담이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오호장’이후 10년만에 ‘무간도’에 나란히 캐스팅 되었다. 지금 상대배우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류더화〓량차오웨이와 안지는 20년. 량은 동생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 친구다. 예전에는 아이 같았으나 지금은 어른같다랄까. 량의 연기력은 대단하다. 그의 연기에 자극받아 더 열심히 연기하게 되었다.

량차오웨이〓류더화는 10년전에도 지금과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성숙해졌달까. 10년동안의 경험에서 우러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여전히 프로이고 매력적이다.

-‘무간도’는 나라별로 몇 가지 다른 내용의 편집본이 있다. 예를 들어 홍콩판과 중국판은 영화의 결말이 다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류웨이창〓내 영화는 상업영화이다.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들어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는 ‘권선징악’적인 결말이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각 나라의 문화에 맞게 영화의 끝부분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개봉하는 ‘무간도’는 홍콩과 같은 편집본이다.

이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팬들과의 만남을 가진뒤 이날 오후 바로 출국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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