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케이블 RTV ‘정수일의 이슬람과의 대화’

  • 입력 2003년 2월 13일 19시 40분


이슬람과 동서문명교류 분야의 전문가인 ‘깐수’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출소 후 첫 TV강의를 한다. 사진제공 RTV
이슬람과 동서문명교류 분야의 전문가인 ‘깐수’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출소 후 첫 TV강의를 한다. 사진제공 RTV
‘깐수’로 불리는 북한 공작원 출신 이슬람학자 정수일 박사(69·전 단국대 사학과 교수)가 출소 후 처음으로 TV 강의에 나선다.

정 전교수는 20일부터 케이블 시민방송 RTV에 출연해 10회 연속 특강 ‘정수일의 이슬람과의 대화’(매주 목요일 밤 11시)를 펼친다. 이 강의에서 정박사는 ‘평화의 종교’로서의 이슬람과 이슬람문화가 한국에 끼친 영향 등 ‘실크로드 동서교류’의 장구한 역사를 소개한다.

“소주를 증류하는 법은 기원전 2000년부터 이라크에서 처음 시작됐어요. 이런 소주의 전통을 13세기 중엽 아랍으로 진출한 몽골 군대가 처음으로 접합니다. 고려를 침범했던 몽골군도 가죽 주머니에 담긴 소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어요.”

소주의 고려식 이름은 ‘아라크’. 개성에서는 구한말까지도 소주를 아라크라고 불렀다. ‘아라크’라는 ‘증류시키다’라는 뜻의 아랍어. 정박사는 “소주는 한국과 이슬람세계간 동서문화 교류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정 박사는 중국 옌벤 출신으로 베이징대 동방학부를 졸업했으며, 중국 국비장학생으로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수학했다. 이후 평양 외국어대 동방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필리핀 국적으로 한국에 들어와 단국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97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복역 중 2000년 8.15특사로 석방됐다.

그는 출소 후 2년간 ‘씰크로드학’(창비사) ‘문명교류사연구’(사계절) 등 7권의 책을 출간하며 이슬람과 관련한 왕성한 학문활동을 하고 있다. 3권은 감옥에서 집필한 것이고, 2권은 감옥에 가기 전, 나머지 2권은 출소 후에 쓴 책이다. 정박사는 “이슬람은 외부학자들에 의해 왜곡돼 있기 때문에 서방책을 먼저 접하면 이슬람의 본연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슬람을 공부하려면 꼭 현지에 가서 원전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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