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봄맞이 '시네마 뷔페'

  • 입력 2003년 3월 12일 18시 35분


t시카고.돌이킬수 없는.데어데블.지구를 지켜라.오!해피데이
t시카고.돌이킬수 없는.데어데블.지구를 지켜라.오!해피데이

《봄의 기운과 함께 극장가의 메뉴도 풍성해졌다. 아카데미 최다 후보에 오른 화제작에서부터 ‘스파이더 맨’의 뒤를 잇는 액션 블록버스터, 그리고 따뜻하고 개성 있는 한국 코미디 영화들까지 줄을 잇는다. 3∼4월초 개봉 예정 영화들을 장르별로 살펴본다.》

▼드라마

뮤지컬 영화 ‘시카고’는 현재 아카데미상 최다 후보에 올라 있는 화제작. 영화를 본 사람들마다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치켜세울 정도로 춤과 노래를 직접 소화한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존스의 연기가 출중하다는 후문이다.

‘데이비드 게일’은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더 월’ ‘버디’등 사회성 있는 소재를 주로 다뤄온 알란 파커 감독의 신작. 사형제도 폐지론자인 천재교수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시)이 동료 여교수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게 되지만 데이비드는 무죄를 주장한다. 그의 진실은 무엇일까. 스릴러의 형식을 일부 차용해 끝까지 집중하면서 보게 되는 영화지만 결말이 충격적인 탓에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극단적인 혐오감을 갖게 될 관객들도 있을 듯하다.

‘베터 댄 섹스’는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하룻밤 상대’로 생각하고 잠자리를 함께한 남녀가 몸이 먼저 만나도 마음이 뒤따라오는 경험을 통해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방백 형식으로 처리된 두 사람의 속마음이 사랑과 섹스에 임하는 남녀의 생각차이를 잘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프랑스 가스파르 노에 감독의 ‘돌이킬 수 없는’은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최대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여주인공 알렉스(모니카 벨루치)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은 연기가 아닌 ‘실제 상황’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만큼 성폭행과 살인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남자 주인공인 뱅상 카셀은 여주인공 벨루치의 실제 남편.

첸 카이거 감독의 ‘투게더’는 신동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들, 가난 때문에 아들의 재능을 썩힐 수 없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를 통해 성공과 행복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 잔잔한 드라마다.

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꼬마 스님의 이야기인 한국영화 ‘동승’은 7년을 꼬박 찍었고, 개봉일이 여러 차례 연기되는 등 기나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개봉을 맞게 됐다.

▼액션 스릴러

2월 중순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개봉된 뒤 극장가를 석권한 ‘데어데블’은 ‘엑스 맨’ ‘스파이더 맨’의 뒤를 이어 만화주인공을 소재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1964년에 처음 발간된 만화의 슈퍼 영웅을 소재로 삼았으며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남자 스타’라는 평을 듣는 벤 에플렉이 주연을 맡았다.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아오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액션 영화 ‘태양의 눈물’은 의사를 구하러 나이지리아의 정글에 파견되었다가 70명의 난민을 구해야만 나가겠다는 의사의 고집에 맞닥뜨린 특수부대 요원들의 분투를 그렸다.

‘리쿠르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교관 버크(알 파치노)가 명문 MIT를 졸업한 수재 제임스 클레이튼(콜린 파렐)을 훈련시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스릴러 영화. 계속되는 반전을 통해 부정과 음모, 배신이 가득한 스파이 세계의 속성을 보여준다.

▼코미디

신하균이 주연한 ‘지구를 지켜라’는 한국영화 가운데 찾아보기 드문 SF 코미디. 외계인으로 지구가 곧 위험에 처할 거라고 믿는 청년 병구가 외계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장 강만식을 납치하면서 시작되는 갖가지 해프닝들을 그렸다. 봉투 사건으로 시골 분교로 발령받은 교사가 서울로 되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선생 김봉두’,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장나라가 집요한 스토킹 작전을 펼치는 ‘오! 해피 데이’ 등도 3∼4월초 극장을 찾을 만한 한국 코미디 영화들.

‘러브 인 맨하탄’은 유리구두 한 짝을 남기고 황급히 사라진 신데렐라, 그를 애타게 찾는 왕자의 모티브를 현대식으로 번안한 로맨틱 코미디. 귀족적 이미지의 랄프 파인즈, 제니퍼 로페즈가 호흡을 맞췄다. 스토리는 뻔해 보여도 연출을 ‘조이럭 클럽’ ‘스모크’ 등으로 잘 알려진 웨인 왕 감독이 맡았다는 점이 기대를 갖게 한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내로라할 스타는커녕 무명의 그리스계 여배우인 니아 바르달로스가 주연을 맡은 저예산 영화인데도 미국 개봉 당시 제작비의 48배를 버는 엄청난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됐던 로맨틱 코미디. 바르달로스가 클럽에서 진행한 1인 코미디쇼를 발전시켜 만든 영화답게 위트 있는 대사와 내레이션으로 96분 내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3월 중순∼4월 초순 개봉예정 영화들
개봉예정일 영 화장르감독/주연
3.14나의 그리스식 웨딩코미디조엘 즈윅/니아 바달로스
리쿠르트스릴러로저 드날드슨/알 파치노, 콜린 파렐
투게더드라마첸 카이거/탕윈, 리우 페이치
대한민국 헌법 제1조코미디송경식/예지원,임성민
3.21데어데블액션마크 스티븐 존슨/벤 에플렉
러브 인 맨하탄코미디웨인 왕/제니퍼 로페즈
문라이트 마일드라마브랜드 실버링/제이크 길렌할
데이비드 게일드라마알란 파커/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윈슬렛
3.28시카고뮤지컬롭 마셜/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존스
선생 김봉두코미디장규성/차승원,성지루
4.4태양의 눈물액션안톤 후쿠아/브루스 윌리스
지구를 지켜라코미디장준환/신하균,백윤식
돌이킬 수 없는드라마가스파르 노에/모니카 벨루치,뱅상 카셀
4.11크래들 투 그레이브액션안드레이 마르코비악/이연걸
오!해피데이코미디윤학렬/장나라,박정철
동승드라마주경중/김태진,김민교
베터 댄 섹스드라마조너선 테플리츠키/데이비드 웬햄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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