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어? 저 이야기 케이블TV서 본 것과 똑같네”

  • 입력 2003년 3월 12일 18시 47분


10일 방송된 케이블TV 수퍼액션의 ‘신비! 텔레비안 나이트’(왼쪽)와 지난해 5월19일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방영된 내용의 하나. 쌍둥이 형제의 시신을 보고 놀라는 또다른 형제의 모습이 흡사하다. 사진 제공 온미디어, MBC
10일 방송된 케이블TV 수퍼액션의 ‘신비! 텔레비안 나이트’(왼쪽)와 지난해 5월19일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방영된 내용의 하나. 쌍둥이 형제의 시신을 보고 놀라는 또다른 형제의 모습이 흡사하다. 사진 제공 온미디어, MBC
MBC의 재연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일 오전 10·50)가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케이블TV 채널인 수퍼액션(전 OCN 액션)이 10일 첫 방송한 ‘신비! 텔레비안 나이트’(월·화 오후 8·20)와 형식이나 일부 내용이 닮았기 때문이다.

‘…텔레비안 나이트’는 미국 폭스TV에서 1997년∼2002년 ‘Beyond Belief: Fact or Fiction’(믿음을 넘어: 사실일까 거짓일까)란 타이틀로 방송된 것. 실제 사건 3편과 꾸며낸 사건 2편을 재연한 뒤 ‘진실’을 가리는 형식으로 진행돼 MBC ‘서프라이즈’와 유사하다.

수퍼액션이 방영한 ‘텔레비안 나이트’의 첫 에피소드는 지난해 5월19일 ‘…서프라이즈’에 나온 ‘쌍둥이 형제의 죽음’편과 유사하다. 태어나자마자 다른 집으로 입양돼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 교통사고로 죽자 우연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시체를 목격한 나머지 한 명이 쇼크로 죽는다는 내용. 두 프로그램 모두 ‘거짓’ 사례로 판명됐다.

이밖에 이날 5개 이야기 중 3개는 ‘…서프라이즈’가 지난해 방영한 내용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아들을 강도로 오인해 쏜 총알이 미리 침입한 진짜 강도에게 맞았다는 이야기(지난해 6월30일) △초능력을 가진 초상화 전문화가가 자신이 그린 대상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했다(지난해 8월25일)는 이야기 등이 MBC ‘…서프라이즈’에서 소개된 것과 유사했다.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10일부터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김형기씨는 “두 프로그램의 다른 점은 패널의 존재 여부 밖에 없다”며 “국내 TV 프로그램이 오래된 미국 프로그램과 쌍둥이라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성우 책임프로듀서는 “세계 각지의 미스터리 프로그램이나 제보 등을 참조하다보니 우연의 일치로 겹쳤다”며 “방영 내용의 일부가 미국 TV와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난해 4, 5월경 이후에는 아이템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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