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무성영화로 제작된 ‘춘향전’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35년 이명우 감독이 만든 문예봉 한일송 주연의 ‘춘향전’은 발성영화의 효시가 됐다. 8·15광복과 6·25전쟁을 겪은 후 1955년 발표된 ‘춘향전’(감독 이규환, 주연 이민 조미령)은 한국영화의 성장과 도약에 기폭제가 됐다. 1958년에는 16㎜필름으로 촬영한 최초의 컬러 영화 ‘춘향전’이 만들어졌다.
1961년 개봉된 두 편의 ‘춘향전’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가 각각 주연을 맡아 영화사에 길이 남는 흥행 경쟁을 벌였다. 김지미의 ‘춘향전’(감독 홍성기)과 최은희의 ‘성춘향’(감독 신상옥)은 이전투구의 경합을 벌였으나 ‘성춘향’이 서울에서 36만명의 관객(당시 서울인구 250만명)을 불러모아 크게 히트했다.
또 1963년 ‘한양에서 온 성춘향’과 1968년 신성일 홍세미 주연의 ‘춘향’이 제작돼 1960년대에만 5편의 춘향전이 만들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 홍세미는 ‘춘향’으로 데뷔해 인기 반열에 올랐다.
1971년 국내 최초로(세계에서는 다섯번째) 70㎜필름으로 촬영된 ‘춘향전’에서는 신성일이 연거푸 이도령 역을 맡았다. 춘향 역에는 당시 여배우 트로이카로 유명한 남정임, 문희, 윤정희가 치열한 배역경쟁을 벌인 끝에 문희가 히로인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1976년에는 장미희가 춘향 역을 맡은 ‘성춘향전’이 있었고 1987년 김성수 이나성 주연의 ‘성춘향’이 만들어졌다. 1999년에는 애니메이션 ‘성춘향뎐’이 제작되기도 했으며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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