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아내’(극본 정하연·연출 김현준)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기억상실증에서 회복된 주인공 한상진(유동근)이 김나영(김희애)과 윤현자(엄정화) 중 어느 부인을 찾아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내’는 1982년 KBS가 방영한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작가도 정하연씨로 똑같다. 당시 한진희 김자옥 유지인이 주연한 이 드라마는 남편이 첫 부인에게 돌아가는 설정으로 마무리됐다. 상진(한진희)은 7년간 자신을 돌봐 준 현자(유지인)에게 돌아가지만,현자는 “이사갔다”며 상진을 피한다. 결국 돌아서는 상진을 현자가 몰래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엔딩.
그러나 2003년판 ‘아내’의 제작진은 “시대가 달라진 만큼 결말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윤흥식 드라마국장은 “‘조강지처’에게 간다는 원작과 다를 수 있다”며 “누구든 상진이 진정 사랑하는 아내를 찾아간다는 설정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의 시청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서로 다른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나영은 집안 환경이 좋고, 애인(정보석)도 있다. 그러나 현자는 가난한 집에서 영태와 은표만 보고 살고 있다. 영태는 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불쌍하다고 해서 현자에게 가면 안된다. 이는 7년간 남편을 기다린 나영을 두번 죽이는 짓이다.”
“세 사람이 함께 살아도 되지 않는가.”
KBS 제작진은 “‘아내’는 6월말에 끝나지만 시청자들이 벌써부터 특정 결말을 주문해오는 통에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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