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말 궁금한 점이 있어. 왜 스캔들과 관련해 기자 회견을 가지는 여자 연예인은 화장을 안 하지?
이=글쎄요. 구설수에 올랐는데 화장을 뽀시시하게 하고 나타나면 더 비난 받을까봐 그런거 아니겠어요? 요샌 연예인들의 행동 거지가 곧바로 인터넷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정말 조심스러워요.
김=외국에선 농구스타가 스포츠 기자와 인터뷰할 때도 대본을 준비한다고 하지. 그런데 한국에서는 취재진이 흥미 위주의 질문을 던지고, 여자 연예인은 죄인인양 울기만 하고. 여자 연예인에게 불리한 구조야.
이=윤다훈씨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와 관련한 인터뷰나 홍석천씨의 ‘커밍아웃’ 인터뷰는 어느 정도 각본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김=대본을 만든 게 아니라 나와 함께 철저하게 준비를 한거지. 사건이 터지자 나와 윤다훈씨는 사전에 어떤 표정과 자세로 답할 것인지 등에 대해 2시간이나 리허설을 하고 인터뷰에 나섰지. 당시 ‘세친구’를 녹화 중이던 윤씨는 반바지 차림였는데, 진짜 바람둥이로 비칠까봐 급히 매니저의 양복을 입혔어. 또 멋있고 고독하게 보이기 위해 테이블에 타자기와 꽃까지 준비하고….
이=홍석천씨의 경우는 어땠나요?
김=새벽 3시에 날 만나자고 하더니 더 이상 거짓으로 살기 싫어 커밍아웃하고 싶은데 기자들의 돌발적이고 원초적인 인터뷰가 겁난다고 고민하는거야. 나도 고민 끝에 그와 친한 이의정씨를 불러내 비디오 녹화를 통해 대담 형식으로 커밍 아웃을 자연스레 끌어냈지. 그런데 홍석천씨도 감정이 격하다보니 내용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막 울면서 방송에 부적합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거야. 그 내용이 만약 여과없이 방송됐다면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 약 1시간 정도의 녹화 분량을 수십번 보고 20분, 10분으로 줄인 후 각 방송사에 인터뷰 내용을 뿌렸지. 방송사에서는 좀 더 자극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개인 인터뷰를 요구했지만 일체 거절했어.
이=사실 이번 함소원씨의 경우도 철저히 취재진의 ‘기사거리 찾기’에 개인이 피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 여자 연예인은 항상 피해의식이 있어요.
김=너도 방송 생활을 재개하려면 말조심해. 그리고 살빠진 몸매를 보니 이제는 본명을 써도 될 거 같은데? (이영자의 본명은 이유미다. 그러나 뚱뚱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이영자라는 가명을 써왔다)
방송작가 ceo@joyf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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