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상산업진흥원 뉴스워치팀(책임연구원 송종길)은 사고 발생일인 2월18일부터 3월4일까지 KBS1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등을 분석해 참사 보도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우선 사고초기 사태 파악에 필요한 사고 개요 및 피해 보도(16.6%)보다 각국의 반응, 대형 사고 일지 등 참사와 직접 연관이 없는 뉴스가 24%나 차지해 초기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상자의 탈출기나 사망자 유가족의 슬픈 사연 등 ‘휴먼 에피소드’ 보도가 사고 초기(16%)는 물론, 사고수습기간에도 24.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한 보도에서는 사회 안전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접근보다 ‘지하철 관계자 처벌’ 차원에서 일단락되도록 유도해 시청자의 관심을 ‘급냉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보도 언어의 선정성도 심각했다. 전체 475건의 뉴스중 206건(43.4%)에서 ‘생지옥’ ‘아비규환’과 같은 자극적 단어가 사용됐다. 감정적 언어는 MBC(47.8%)와 SBS(48%)의 사용 빈도가 높았으며 KBS(34.9%)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체 영상 475건중 249건(52.4%)에서 시신으로 보이는 잔해, 불이 붙어 있는 지하철 내부 잔해 클로스업, 유가족의 오열 장면, 다리와 얼굴이 그을린 채 구조대원에 업혀 나오는 부상자 등 참혹한 장면이 나왔다.
송종길 책임연구원은 “TV뉴스는 영상과 음향이 동반되기 때문에 인쇄매체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경향을 보이기 쉽다”며 “영국 BBC나 일본 NHK의 프로듀서 가이드라인에는 재난 보도의 경우 차분하고 절제된 보도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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