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비츠 외에 뉴욕에서 활동중인 그룹 R.E.M도 지난달 ‘전쟁에 반대하는 가수들의 모임’을 결성했다. R.E.M은 ‘마지막 지푸라기(Last Straw)’라는 반전곡을 자신의 홈페이지(www.remhq.com)에 내놓았고 비스티 보이즈는 ‘미쳐 가는 세상 속에서(In a World Gone Mad)’를 인터넷을 통해 발표했다.
이 밖에 미 록가수 존 멜런캠프가 얼마 전에 발표한 ‘워싱턴에게(To Washington)’는 워싱턴 정계에 던지는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고 영국의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도 곧 반전을 노래한 ‘해피 이스터-전쟁이 오고 있어(Happy Easter-War Is Coming)’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의 특징은 반전곡을 정식 앨범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발표한 뒤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플리트우드 맥이 최근 내놓은 싱글 앨범 ‘평화유지군’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93위를 차지한 것 외에는 모두 인터넷에서 발표됐다.
이는 MTV나 라디오 등 대중매체들이 공개적으로 반전곡을 틀기를 꺼리기 때문. 뉴욕타임스는 최근 유럽 MTV사무실에서 “전쟁 군인 폭발 미사일 등을 담은 뮤직비디오는 방영하지 말라”는 지시를 담은 대외비 메모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미 라디오 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국민들의 다수가 이 전쟁을 지지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곡을 트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기 컨트리가수인 딕시 칙스는 얼마 전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뒤 라디오에서 그의 노래는 방송 횟수가 30%나 급감했다.
일부 가수들은 이 같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톱스타 마돈나도 반전 메시지가 강한 싱글 앨범 ‘미국인의 삶’을 내놓을 예정.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군복과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과 함께 피투성이 군인과 어린이의 모습을 비추는 등 반전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마돈나측은 “반전곡이 아니라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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