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 드라마 ‘장희빈’(수목 오후9·55)에 신예 탤런트 박예진(22)이 긴급 투입됐다. 숙종의 아기를 낳은 장희빈(김혜수)이 중전으로 급상승하고, 인현왕후(박선영)가 궁궐에서 쫓겨나면서 장희빈의 새로운 라이벌인 ‘숙빈 최씨’로 등장한 것.
98년 SBS 시트콤 ‘LA 아리랑’으로 데뷔한 박예진은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백상예술대상과 영화평론가협회 신인상을 받았다. 또한 영화 ‘뚫어야 산다’에서 터프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4번째로 만들어진 ‘장희빈’은 김혜수의 캐스팅 논란과 함께 최근 시청률 7∼8%로 떨어지면서 조기 종영 위기에 처했던 것이 사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SBS드라마 ‘올인’이 시청률 49.1%를 기록하며 3일 종영하자 KBS측은 본격적인 장희빈 살리기에 돌입했다. KBS드라마국 윤흥식 국장은 “‘장희빈’ 회생의 스케줄을 ‘올인’의 종영에 맞췄다”며 “박예진은 ‘장희빈’을 되살리기 위해 긴급투입된 구원투수”라고 소개했다.
‘장희빈’은 ‘올인’의 종영에 맞추기 위해 최근 줄거리를 빠르게 전개시켰다. 장희빈은 40회에 숙종의 아기를 회임하고 2회만인 42회에 출산했다. 9일 방송될 45회에서는 김혜수가 희빈으로 책봉되고, 50회 이내에서 인현왕후가 궁궐에서 쫓겨날 예정.
박예진은 8일 밤 경희궁에서 첫 야외촬영을 했다. 무수리인 최씨가 인현왕후의 심부름으로 장희빈이 낳은 아기에게 입힐 옷을 가져다 주다가 옷 속에서 바늘이 발견돼 곤욕을 치르는 장면이었다.
“처음부터 곤장을 맞는 장면이었어요. 다리에 보호대를 차긴 했지만 무척 아팠어요. 그러나 인현왕후와 장희빈과 함께 숙종을 놓고 ‘삼각 대결’를 펼치게 될 운명적 인연을 담은 장면이라 최선을 다했습니다.”
박예진이 맡은 숙빈 최씨는 무수리 신분으로 궁궐로 들어와 폐서인된 인현왕후를 기리는 모습이 숙종에 눈에 띄어 승은을 입는다. 최씨는 장희빈의 모진 핍박과 멸시를 당하지만, 숙종의 총애 속에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된다.
박예진은 “숙빈 최씨는 장희빈의 악행을 숙종에게 알리고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며 “착하고 여린 여자지만 줏대와 강단이 있는 여인상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세대 탤런트답게 사극의 억양을 그대로 좇기보다 좀더 편안한 어투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겠다는 것이 박예진의 포부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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