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2 추적60분 ‘사스’특집 위험속 현지 샅샅이 훑어

  • 입력 2003년 4월 10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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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의 집단 발병지인 홍콩과 중국을 찾아 주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전하는 KBS2 ‘추적60분’. 사진제공 KBS
사스(SARS)의 집단 발병지인 홍콩과 중국을 찾아 주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전하는 KBS2 ‘추적60분’. 사진제공 KBS
“가족마저 내게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군요.”(웃음)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의 감염 현장을 다녀온 황진성 KBS PD는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12일 방영되는 KBS2 ‘추적60분-괴질 공포, 사스를 추적한다’(밤 9·50)는 사망자 100명을 넘어서면서 세계를 공황 상태로 몰아넣은 사스의 발병지 홍콩과 중국 광저우, 북경을 다녀왔다. 황 PD와 카메라맨 2명 등 제작진 3명은 8일 귀국 직후 지금까지 여의도 한 호텔방에 ‘격리’돼 있다. 화면 편집도 외부 프로덕션의 방 하나를 빌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한 채 이뤄졌다. 국립보건원으로부터 감염 여부 판정을 받는 이번 주말까지 제작진은 “회사 동료들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격리 수용을 자처했다.

취재팀은 101명의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를 찾았다. 홍콩 당국은 소독이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곳곳에 쥐덫을 놓았다. 잡힌 쥐들을 분석하며 쥐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아파트 1개 동 주민 전체가 집단 격리 수용된 장소를 찾아 주민들의 공포섞인 심경을 전한다.

사스의 진원지인 중국은 당국이 피해 상황과 예방법 등을 제때에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주민들은 ‘보이지 않는’ 공포에 더 많이 시달렸다. 사스 예방과 치료에 감기약과 식초가 좋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나돌면서 8위안이던 감기약 값이 60위안으로 폭등했다. 식초 가격도 10배 이상 올랐다.

그래도 행인의 60%가 마스크를 쓰고 있던 홍콩에 비해 중국은 평온을 찾은 편. 홍콩은 최근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에 ‘사스로 인해 국제 사회가 홍콩을 지리적으로 격리시킬 방침’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생필품에 대한 마구잡이 사재기 현상까지 일고 있다.

제작진은 국립보건원의 자문을 받아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현지 병원을 취재했다. 그러나 KBS노조와 PD연합회는 최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사스 발병 지역으로의 현지 취재가 강행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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