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연예토크]스타가 고백하는 스타의 고백

  • 입력 2003년 4월 14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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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데, 그 달의 1일은 장궈룽(張國榮) 팬들에게 정말 잔인했다. 장궈룽이 만우절의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은 애석해 하면서도 일말의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부와 명예를 다 가졌을텐데 뭐가 부족해서 죽나? 그리 힘든가?

이를 계기로 SBS ‘맨 Ⅱ 맨’을 같이 진행하고 있는 신동엽 남희석과 ‘스타의 개인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동엽씨, 스타 생활이 그렇게 힘들어? 장궈룽도 나중에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던데….

신=이해되요. 나도 처음엔 스타가 돼 돈과 명예를 얻으면 전부인줄 알았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마음 하나 편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남=가장 힘든 것은 인기관리 같아. 인기가 붕∼하고 올라갈 때와 쑥∼하고 추락할 때는 정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죠.

신=개인 생활이 없다는 게 힘들어요. 특히 개그맨들은 화나는 일이 있어도 사람들을 만나면 “좀 웃겨봐” 하니 인상을 쓸 수도 없어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가식적인 웃음을 짓고 다녀야하는 게 서글퍼요. 이경실 누나가 아직은 무척 힘들텐데 TV에서 웃는 것도 그렇고….

김=나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방송사 관계자가 문상을 와서 “시청자는 작가의 부친이 돌아가신 거 모른다”며 대본을 내놓으라는 거야. 순간 기가 차면서도 빈소 옆방에서 대본을 쓰면서 웃었어. 나는 대본을 쓰면서 웃는 버릇이 있거든. 물론 웃음 소리를 들은 이들은 상주가 잘못됐나 했겠지. 개그맨 이성미씨는 임신 중이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 구급차를 불렀는데 끝까지 무대에 오르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졸도했지. 그때 웃기게만 보이던 이성미씨가 어찌나 무섭게 보이는지.

신=세기의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도 ‘스타는 개인 생활은 없고 그저 회전목마 위에서 한바퀴 돌고 나면 잊혀지는 것’이라고 했대.

남=한바퀴 돌면 잊혀져? 난 결혼해서 처자식 먹여 살려야 되니까 10바퀴는 넘게 돌아야 하는데….

김=스타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신=어떤 직업이든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점을 각오하고 나서야 해요. 예를 들어 스타가 되면 개인 생활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든가.

남=난 무엇보다 가정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어. 인기 급락 때문에 몹시 불안정한 이 직업에는 마음의 평화가 중요해. 난 가정을 가진 이후 술을 많이 먹지 않아. 동엽도 빨리 결혼해야 해야 술좀 그만 먹을텐데.

신=사람들이 진짜 그런 줄 알겠다.

남=진짜잖아. 동엽아 나보다 인기 떨어질까봐 걱정하지 말고 제발 안정을 찾아라.

신=그래도 그나마 웃기는 직업(개그맨)이어서 다행이야.

방송작가·영화감독 CEO@joyf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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