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뉴스워치팀이 3월20일 이라크 전쟁 발발부터 4월9일 바그다드 함락까지 약 3주간 방송3사 TV뉴스를 분석한 결과, 정치적 역사적 맥락이 결여된 연성화 보도와 게임식 중계식 보도 등의 문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쟁기간 중 방송 3사는 전쟁 관련 뉴스를 ‘과대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뉴스 중 이라크 전쟁 뉴스는 MBC가 439건(62.9%)으로 가장 많았으며, SBS가 343건(60%), KBS1이 414건(58.6%)을 보도했다.
‘전쟁 진행 상황’에 대한 스포츠 중계식 보도가 절반 가까이(49%) 차지했다. 반면 전쟁관련 세계 경제와 유가문제(10%)와 북핵과 파병문제 등 국내 주요 현안(13%)에 대한 보도는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했다.
뉴스 출처면에서는 CNN 등 서방 외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TV 3사가 가장 많이 인용한 외신은 CNN이 374건(47.3%)로 가장 많았으며, 아랍계 언론 인용건수는 205건(25.9%)에 그쳤다.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공격 화면(18.8%)과 군이동 및 진격(11.5%)이 많이 사용된 반면 부상자(2.9%)및 잔해 화면(6.7%) 등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영상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가상 스튜디오와 3D 동영상 등 컴퓨터 그래픽도 남용돼 전쟁을 오락화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컴퓨터 그래픽은 KBS1이 95건(22.9%)으로 가장 많았으며, MBC 64건(14.7%) SBS 54건(15.8%)이었다. MBC는 “이라크 전쟁, MBC가 함께 합니다”라며 전쟁 보도를 광고하는 화면을 약 39초간 사용해 전쟁을 ‘홍보용 상품’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송종길 뉴스워치팀 책임연구원은 “TV 뉴스가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전쟁의 본질에 접근하기 보다 시청률을 위한 ‘대형 미디어 이벤트’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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