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술의 나라’(극본 이향희·연출 이진석·매주 수·목 밤 9·55∼11·05)에서 ‘옥점’역으로 TV 드라마에 첫 출연하는 박하. 이름 그대로 시원한 맛의 박하사탕처럼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 탁 트인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배어난다.
“자신감 만큼은 정말 자신있어요. 언젠가 연기 선생님이 제게 ‘‘자신감’이라는 은행에서 원하는 만큼 꺼내 쓰는 듯하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하지만 TV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 은행이 도산할 뻔 했죠.”
박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출신으로 연극 ‘세 자매’(1998) ‘콤플렉스 리어’(2002) 뮤지컬 ‘록키호러쇼’(2001) 등에 출연하면서 관객들을 사로잡는 법을 터득했다. 또 영화 ‘쉬리’(1998)에서는 성형수술을 받기 전의 여주인공 ‘이방희’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그에게 TV의 어떤 점이 힘들었을까?
“TV와 영화는 호흡이 달라요. TV 시청자는 금방 채널을 돌려버리니까 한숨을 푹 쉬더라도 영화에서처럼 길게 내쉴 수 없죠.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주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대사와 동작이 함축적인데, TV는 ‘밥 먹었나’ ‘뭐 했나’와 같이 평범한 대사가 많아요. 일상생활을 그대로 옮기는 게 오히려 낯설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배워야 했던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부산 출신인 소속사 사장의 억양을 음표로 그려가면서까지 열심히 익혔지만 “그래도 사투리 쓰는 역할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손을 내젓는다.
드라마에서 옥점이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덕분에 밖에 나가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도 하나둘씩 늘어서, 대중에게 다가서는 TV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은 성에 안 차는 듯,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하자 서슴없이 대답한다. “‘술의 나라’ 많이 좀 봐주세요. 꼭이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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