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은 ‘연인인 톰 크루즈가 왜 함께 오지 않았느냐’에 집중됐다. 내내 웃기만 하던 크루스는 크루즈에 대한 질문이 집요하게 계속되자 “일 때문에 못왔다”고만 짧게 답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경쟁부문 진출작 가운데 유력한 수상후보로 손꼽히는 ‘도그빌’(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주연배우는 크루즈의 전 아내인 니콜 키드먼. 한 타블로이드 신문이 ‘크루아제트 거리의 결투’라고 제목을 뽑을 정도로 칸에서는 크루즈의 전 아내와 현 애인의 조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막작 ‘팡팡 라 튤립’은 1952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탄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루이 15세가 통치하던 18세기 중반 프랑스가 배경이다.
크루스가 맡은 역은 바람둥이 ‘팡팡’과 사랑에 빠지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집시 여인 ‘아들렌’. 당초 제작진은 ‘더빙’을 제안했지만 그는 “절대 더빙하지 않는다”는 것을 출연 조건으로 내세우고 프랑스어 공부에 매달렸다.
“불어 대사 처리가 영화를 찍으며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연기의 원동력이기도 했어요. 난 늘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거든요. 잘 하는 일을 다시 하는 건 재미없잖아요.”
원작이 뛰어난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는 원작을 촬영이 다 끝난 다음에야 봤다고 한다.
“부담이 조금도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만의 연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셰익스피어처럼 위대한 작가의 작품은 끊임없이 새로운 배우들에 의해 재해석되잖아요.”칸=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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