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네마테크가 기획한 이 행사는 4월 히치콕의 영화 9편을 모아 상영했던 ‘히치콕 걸작선’의 두 번째. 국내 첫 히치콕 회고전이었던 4월 행사에서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레베카’ 등의 티켓이 매진될만큼 호응이 컸다. 이번에는 3일간 ‘현기증’ ‘의혹의 그림자’ ‘스미스 부부’ 등 3편을 번갈아 상영한다.
히치콕 최고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현기증’(1958년)은 죄의식과 성적 욕망, 강박관념 등 정신분석학적 주제를 집요하게 추적한 스릴러다.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립탐정 스카티(제임스 스튜어트)는 대학 친구로부터 부인 매들린(킴 노박)을 미행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스카티는 강에 뛰어든 매들린을 구한 뒤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사랑의 감정과 죄책감, 가학적 소유욕을 오가는 스카티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스미스 부부’(1941년·사진)는 히치콕이 만든 유일한 코미디 영화. 데이빗 스미스 (데이빗 몽고메리)와 애니 스미스(캐롤 롬바드)부부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규칙을 명시한 채 결혼생활을 한다. 어느날 애니는 데이빗에게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다시 자신과 결혼할 것인지를 묻고 데이빗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 날 오후 그들이 결혼했던 도시에서 결혼이 무효로 됐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또 ‘의혹의 그림자’(1943년)는 히치콕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로 꼽는 작품. 뉴튼 가의 장녀 찰리 (테레사 라이트)는 역시 찰리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의 삼촌 (조셉 코튼)을 만나고 싶어한다. 어느날 찾아온 삼촌은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부유층 미망인들의 연쇄 살인 용의자로 쫓기고 있는 중이다. ‘죄의 전이’라는 히치콕의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개봉 당시 흥행에도 성공했다. 관람료는 편당 6000원. 02-3272-8707. www.cinemathequeseoul.org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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