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KBS1 대하사극 ‘무인시대’(토일 밤 10·10)의 경대승(1154∼1183)으로 출연하는 박용우(32). ‘쉬리’(99년) ‘무사’(2001년) 등 스케일 큰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해온 그는 MBC 미니시리즈 ‘선희진희’(2001년)의 재벌 2세 ‘준섭’역으로 대중 앞에 본격 등장했다.
그런 그는 최근 고려 무신정권기의 청년 장군 경대승이 되기 위해 검술 승마 발성 연습에 매진중이다.
“축구 선수가 한 경기 뛰고 나면 체중이 2∼3kg 빠진다는데 사극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현대물은 종일 연습해도 괜찮은데 말이죠.”
네티즌 사이에서는 ‘젊은 탤런트들이 사극을 기피하니 아직 지명도가 높지 않은 박용우가 경대승을 맡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용우는 이에 대해 “TV CF 제의가 잘 안 들어오고 몸이 힘들며 선배 연기자들에 둘러싸여 주눅들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이 사극을 꺼린다”며 “나도 원래 사극에 관심없었지만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대승은 무신정권의 실력자였던 아버지 경진 덕에 15세에 관직에 진출한 뒤 24세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중부 송유인을 죽이고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기존 관료에 의존하지 않고 사병 집단인 도방(都房)을 설치해, 이를 기반으로 문신과 무신을 두루 기용하는 등 개혁정치를 펴고자 했다. 아버지가 불법 취득한 토지를 군대에 헌납하고 청렴한 생활로 백성의 칭송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경대승의 이미지를 ‘민초의 편에 선 개혁가’로 부각시키며 극적 재미를 위해 공주와의 로맨스나 독살설 등도 추가된다.
“드라마 속의 경대승은 젊은 혈기에 개혁을 밀어붙이다가 서른 살에 부하들에게 독살당합니다. 좀더 냉정하고 현실적이었더라면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정도(正道)에 대한 고집이 그의 매력입니다.”
박용우는 오랜 관록의 선배 연기자들과의 연기 대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경대승이 이의민(이덕화)과 대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내가 여기가 아니면 언제 이덕화 선배와 한 번 ‘맞짱’을 뜨겠습니까?”(웃음)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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