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고정 관념의 뒤집기를 시도하는 영화.
런던에 사는 인도 소녀 제스(파민더 나그라)의 꿈은 베컴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 역시 축구선수를 꿈꾸는 영국 소녀 줄스(키이라 나이틀리)의 권유로 여자 축구단에 입단한다. 그러나 제스 부모는 “허벅지를 드러내놓고 축구장을 뛰어다니는” 딸을 극구 만류한다.
영국인과 인도인, 구세대와 신세대, 남자와 여자 등 차이가 빚어내는 충돌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요 장치들. 그러나 제스는 차이를 그저 ‘다른 것’으로 인식할 뿐, ‘차별’이라 분개하지도, ‘나는 안될거야’라며 지레 겁먹지도 않는다. 커브슛을 뜻하는 원제처럼, 등장 인물들은 차이와 대립을 정면돌파하기보다 유연하게 우회하며 서로를 이해하려 한다. 감독은 인도계 영국인인 여성감독 거린더 차다. 2002년 작. 원제 ‘Bend It Like Beckham’. ★★★★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 주연 바이람 스베르잔. 1998년작. 다뉴브 강가에 정착해 사는 두 집시 집안의 3대에 걸친 우정과 증오를 그린 코미디. 그르가와 자리야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 친구였지만 25년간 만나지 않을만큼 서로 미워한다. 자리야의 아들 마초는 석유밀수업에 뛰어들었다가 깡패두목 다단에게 걸려들고, 다단은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여동생과 마초의 외아들 자레의 결혼을 제안한다. 원제 ‘Black Cat, White Cat’. ★★★☆
◆에버 애프터
감독 앤디 테넌트. 주연 드류 배리모어, 안젤리카 휴스턴. 1998년작. 새로 쓴 신데렐라 이야기. 자주적이고 당당한 신데렐라가 등장한다. 16세기의 프랑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다니엘(드류 배리모어)은 계모(안젤리카 휴스턴)에게 구박을 받으며 산다. 다니엘은 세금을 못내 팔려간 모리스를 구하기 위해 귀족처녀 차림으로 왕궁에 갔다가 헨리 왕자(더글레이 스콧)와 마주치고, 헨리는 다부진 다니엘에게 호감을 느낀다. 원제 ‘Ever Af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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