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죽었다 살아난 기분이 어때? 소문 듣고 놀랐는데.
변정수=말도 마세요. 아직도 속상해요. MBC 드라마 ‘앞집 여자’를 촬영하고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오더니 “너 죽은 줄 알고 놀랐다”고 하드라구요. 그때까지 장난치지 말라고 웃어 넘겼는데 조금 있다 동생이 울면서 전화를 하고, 연이어 부모 친척에게서 계속 전화가 오잖아요. 그래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매니저와 함께 원본을 복사해 수습에 들어갔죠. 만우절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의 생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지.
김=인터넷에 그 괴담을 올린 학생을 용서하기로 했다며?
변=만나러 가기 전에는 용서하고 싶지 않았는데, 막상 보니까 평범해보이는 학생이더라고요. 본인도 철없는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사건이 너무 확대될까봐 용서했어요.
김=잘한 것 같아. 그런데 올해 정수씨는 왜 이렇게 시끄러워? 올해초에도 인터넷에 이혼설이 퍼졌잖아?
변=그때는 별로 심각하지 않았어요. 김 감독도 아시다시피 잘 지내잖아요. 김 감독이 영화 같이 하자고 하실 때 우리 신랑도 함께 캐스팅하자고 그랬잖아요. 그만큼 부부 사이에 아무일 없으니까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죽었다’고 하니…. 눈물도 울컥 나고 화도 나더라구요. 원래 죽다 살아나면 오래 산다는데 액땜했다고 해야죠.
김=이번 사건에 발빠르게 잘 대처한 것 같아.
변=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자 주위에선 놀랐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딸을 생각하니까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진짜 저 딸을 두고 죽으면 어떻게 하냐는 생각도 들고…. 딸이 “엄마가 죽었어?”라고 묻는데 가슴이 미어터지더라고요.
김=인터넷은 연예인과 팬을 밀접하게 연결해주는 좋은 도구지만 흉기로 돌변할 때가 많아. 연예인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하거나 근거없는 소문을 퍼트리는 것은 보이지 않는 폭력이야. 연예인의 졸업 사진과 옛 사진을 구해 ‘성형 변천사’를 꾸며놓거나 포르노 사진에 스타의 얼굴을 합성해 인터넷에 띄우거든.
변=맞아요. 그런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발 인터넷에서 그런 게 사라졌으면 해요.
김=요즘 ‘앞집 여자’ 반응 좋다며? 영화촬영 때문에 한 번도 못 봤네?
변=뭘 걱정하세요? 인터넷 다시보기가 있는데…. 아이고, 인터넷을 실컷 욕했는데 인터넷 없으면 ‘다시보기’도 안 되는군요. 인터넷 없인 못 사는 세상인가봐요.
영화감독·방송작가 ceo@joyf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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