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Q채널 다큐, 꿀벌사회도 ‘음주비행’은 강력처벌한다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10분


휴양지 테이블 위에 놓인 칵테일을 훔쳐 마시고 있는 사바나 원숭이. 휴양지 원숭이의 5% 가량은 알코올 중독 상태다. 사진제공 Q채널
휴양지 테이블 위에 놓인 칵테일을 훔쳐 마시고 있는 사바나 원숭이. 휴양지 원숭이의 5% 가량은 알코올 중독 상태다. 사진제공 Q채널
마약이나 술에 취해 비몽사몽 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이 아니다.

케이블 다큐 전문 Q채널이 4일(오전·오후 10시) 방송하는 BBC 제작 자연다큐멘터리 ‘기상천외 동물의 왕국(원제 Weird Nature)’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행동을 인간에 빗대어 보여준다. ‘슈퍼센스(Supersense)’와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을 만든 자연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자 존 다우너의 작품.

야생고양이는 오래 전부터 개박하(catnip)를 뜯어먹으면 정신이 몽롱해진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었다. 개박하에 몸을 비비고 냄새를 맡으며 잎을 씹어댄다. 황홀경에 빠진 고양이는 몸을 뒤틀며 없는 쥐를 쫓기도 한다. 순록은 눈을 파헤쳐 환각 성분이 있는 광대버섯을 즐겨먹는다.

벌은 보리수의 수액을 찾아 먹는다. 수액은 뱃속에서 발효돼 알코올 농도 6%의 술로 변한다. 수액에 취한 벌은 비틀비틀 날며 헤맨다. 집에 겨우 도착한 벌은 ‘음주 단속’을 받는다. 벌집 앞을 지키는 경비벌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벌을 쫓아내기 때문이다. 경비벌들은 ‘음주비행’하는 벌들의 다리를 물어뜯기 때문에 ‘전과자’ 벌들 중에는 다리가 몇 개 없는 경우도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검정여우원숭이는 노래기를 이빨로 살짝 문 뒤 스트레스를 받은 노래기가 배출하는 독을 핥아먹고 환각 상태를 즐긴다. 카리브해 휴양지에 사는 벨벳원숭이는 인간의 술을 자주 훔쳐 먹는데, 대개는 적당히 마신다. 그러나 이들 중 12%는 늘 술을 가까이 하고 5%는 고주망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원숭이들은 탄산음료를 훔쳐 먹는다.

한편 찌르레기는 향이 나는 약초로 새끼들을 돌본다. 어미는 향이 나는 약초로 둥지를 치장하는데, 이 향은 아로마 요법처럼 새끼들의 면역체계를 향상시킨다. 이렇게 자라난 새끼들은 성장도 빠르고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높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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