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단체인 ‘미디어세상 열린 사람들’이 14일 8월 한 달간 KBS2 ‘장미의 전쟁’(토 오후 6·00)과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토 오후 6·05) 등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이들 프로그램들은 이성간의 솔직한 만남보다 ‘연예인들끼리 벌이는 자극적 게임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들이 여성은 외모, 남성은 육체적 힘 등 남녀의 선택 기준을 정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천생연분’에서 여성은 섹시한 춤을 춰야 인기가 있고, 남자는 ‘팔굽혀펴기’ 등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또 짝짓기 과정에서 짧은 다리 등 외모를 놀림감으로 삼아 거의 인격 모독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생연분’에서는 또 가수 신정환과 개그맨 윤정수가 ‘바보 콤비’를 자처해 상대 여성들의 관심 밖으로 일부러 밀려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프로그램의 ‘넌 빠져!’ 코너에서 여성 출연자가 한 남성 출연자에게 “보기만 해도 밥맛이 없다”고 모욕을 주면, 나머지 출연자들이 그 사람을 끌고 나가는 일도 벌어졌다.
출연 연예인 선정 과정도 잡음이 많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새 음반이나 드라마 영화의 홍보를 위해 출연하고 프로그램에서도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 ‘연예인과 일반인의 만남’을 내세운 ‘장미의 전쟁’에 출연한 최한희 최하나 남상미 등은 일반인이라기보다 ‘연예 지망생’들로 밝혀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들이 말장난이나 인격 모독으로 왜곡된 이성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