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언어특별위원회(위원장 고흥숙)가 한글날(9일)을 맞아 지난달 셋째주 지상파 5개 채널의 프로그램 제목을 분석한 결과 KBS 2가 영어제목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7일 밝혀졌다.
KBS2의 영어제목 비율은 38.5%(총 65편중 25편)로 가장 높으며 MBC는 34.7%(72편 중 25편), SBS 31%(71편 중 22편), KBS1 24.4%(78편 중 19편), EBS 18.1%(116편 중 21편)이었다. 조사 대상은 모두 402편으로 총 112편(27.9%)이 영어제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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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는 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영어제목의 증가폭이 9.5% 포인트(29%→38.5%)로 가장 크게 올랐던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에 비해 SBS는 영어제목의 비율이 변함없었으나 다른 채널들은 모두 증가했다.
방송위는 프로그램 부제목의 영어 오남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MBC ‘코미디하우스’의 ‘두뇌혁명 프로젝트 No Brain Survival 패러디’ 코너처럼 어법에 맞지 않는 외국어를 조합해 사용하거나, KBS1 ‘KBS 라이브러리’의 ‘이벤트 인 코리아’처럼 영어구절을 그대로 사용한 표현도 많았다.
SBS ‘금요 컬처클럽’의 ‘Book & Book’ 코너처럼 영문을 그대로 표기한 곳도 여러 개 지적됐다. MBC ‘줌인! 게임천국’의 ‘줌인! 겜파라치’(게임+파파라치)는 국적불명의 조어를 사용함으로써 언어훼손의 심각한 사례로 지적받았다.
방송위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드러내는 제목을 지을 때 너무 쉽게 외국어에 의존한다”며 “우리말을 보호하고자 하는 방송 제작진의 책임의식과 문제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방송위는 방송사의 가을 프로그램 개편 때 우리말 제목을 많이 사용하라고 권고할 계획이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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