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의 배경은 60년대말∼70년대. 시대극 출연은 데뷔작인 SBS ‘지평선 너머로’(97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연기는 평소대로 하되 차림새를 통해 ‘예전에 저런 게 있었지’ 하는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그는 차림새에 여간 신경을 쓰는 게 아니다. 당시로서는 멋쟁이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촌스러워 보이는 스타일을 찾고 있다. 적당한 옷과 악세사리를 찾느라 옷장에서 옛날 물건을 죄다 꺼내 걸쳐보고, 동생과 코디네이터를 시켜 동대문 시장을 샅샅이 뒤져 골라온 물건들은 최종적으로 어머니의 ‘검사’를 거친다.
“사람들이 ‘촌스럽다’고 봐주면 대성공이죠.”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민주는 의대생 준호(정찬)를 좋아하나, 준호는 민주의 조카인 지선(최정원)을 사랑한다. 명문여대 재학 중인 지선은 우연히 ‘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정권 실세인 준호의 생부를 만난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민주는 지선을 도와주려고 나서고 ‘여자들간의 의리’를 보여준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인숙 사건’도 일부 차용되긴 하지만, 연출자는 “때로 시트콤처럼 느껴질 정도로 코믹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는 아침에는 얌전한 옷을 입고 나갔다가 집밖에서 멋쟁이 옷으로 갈아입고, 자신을 좋아하는 대학생 동식(강성진)을 ‘똘마니’처럼 부리는 터프한 여대생이다. 이태란은 “SBS ‘내 마음을 뺏어봐’(98년)의 레지던트역처럼 밝은 역할이 가장 호평을 받았고, 나 자신도 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인지 민주처럼 약간 중성적인 느낌의 캐릭터가 편하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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