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이야…. 영도씨(남편)는 한 달간 밤샘작업해야 하고, 우리 시내는 다다음주 구연동화대회에 나가…. 수술은 방학 때 하면 안 될까?”
29일부터 방영되는 KBS2 수목드라마 ‘로즈마리’(연출 이건준·밤 9·55)에서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고도 자기 몸 생각은 하지 않고 가족들만 걱정하는 주부가 나온다. 27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작가 송지나씨(44)는 “주부 암 환자들을 상대해 온 의사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며 이 드라마의 현실성을 강조했다.
송씨는 MBC ‘여명의 눈동자’(1991년), SBS ‘모래시계’(95년), ‘카이스트’(99년) 등 스케일이 크거나 독특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발표해 인기를 모았다. 신작 ‘로즈마리’의 경우 죽음을 앞둔 주부가 남편과 아이들의 앞날을 준비해주며 그들에게 참된 사랑을 일깨운다는 이야기란 점에서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색채가 좀 다르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 행복에 대해 몇 년 전부터 계속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와 맞닿은 문제더라고요. 그래서 시한부 삶을 사는 주인공을 통해 역설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극본을 썼으나 시청률이 부진했던 SBS 사극 ‘대망’(2002년)에 대해 “소재와 인물이 일상적이지 않은 데다 너무 어렵게 썼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쉽게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청자에게 쉽다고 해서 작가가 쓰기 쉬운 것은 아니라며 “‘모래시계’ 같은 작품은 취재하면서 스토리가 저절로 떠올랐지만 이번에는 자료도 적고 인물간의 특별한 갈등도 없어 더욱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드라마에서 정연의 남편 영도(김승우)의 직업이 게임회사 사장으로 설정된 이유가 재미있다. 작가의 취미가 바로 컴퓨터 게임이란 점이 고려됐다는 것.
“아들 때문에 저도 게임마니아가 됐어요. ‘스타크래프트’도 즐겨 하고, ‘디아블로’에서 ‘지존’(최고 레벨) 캐릭터까지 만들었는데 언제 게임을 통해 만나면 아이템을 드릴 수도 있어요.(웃음)”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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