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코미디 하우스’(토 오후 7시)의 한 코너 ‘라이브의 여왕’을 꾸미고 있는 김미연(2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댄스가수 뺨치는 춤 실력과 어떤 음치도 능가하는 노래 실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김미연은 그동안 보아의 ‘넘버 원’, 이효리의 ‘10 Minutes’ 등 댄스곡을 부른 데 이어 최근에는 박혜경의 ‘안녕’, 빅마마의 ‘브레이크 어웨이’ 등 발라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미연은 노래 초반 립싱크와 춤으로 관중을 압도하나 중반에 이르러 돌연 ‘라이브’로 노래하면서 ‘엽기 가수’로 돌변한다.
167cm의 키에 몸무게 45kg, 허리 22인치. 가녀린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팔뚝의 알통과 배에 새겨진 왕(王)자. 섹시한 옷차림으로 완벽한 춤을 추며 최악의 노래를 들려주는 김미연을 29일 오후 ‘코미디 하우스’를 녹화 중인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어떻게 이 코너를 시작했나.
“노래방에서 동요를 부르는데 누가 ‘정말 진지하게 노래 부르고 있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고의로도 그렇게 못 부르긴 어려울 것’이란 말을 듣고 결심했다.”
―노래 못 부르는 체하는 건 아닌가.
“순간순간 필(feel)에 충실할 뿐이다. 리듬에 몸을 맡긴다.”
―원래 목소리가 그런가.
“어려서부터 징징 우는 소리를 잘해서 엄마한테 자주 혼났다. 거기에다 허스키하고 중저음인 목소리에 버리지 못하는 충청도 사투리(고향이 충남 천안)까지. 술은 거의, 담배는 전혀 안하는데도 목소리는 술과 담배에 전 목소리라 매우 억울하다. 목구멍 내시경도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웃는다고 생각하나.
“내 솔직함 때문으로 본다.”
김미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해 현재 서울예대 무용과를 휴학 중이다. 2000년 MBC 무용단에 수석으로 들어가 활동하던 중 2002년 MBC 코미디언 공채에서 합격했다. 그의 코미디는 외모와 목소리의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는 데서 유발되는 ‘어색함과 낯섦’을 웃음 코드로 하고 있다. 춤 잘 추고 얼굴 예쁘지만 노래 실력은 형편없는 일부 여가수에 대한 패러디로도 해석된다.
―왜 무용단을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길을 택했나.
“사람들이 날 보고 웃는 게 좋다. 웃기게 생겨야만 코미디언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
―어려움은….
“댄스가수들은 한 곡을 두고 1년가량 연습해 나온다. 그러나 난 매주 한 곡씩 댄스를 완벽히 해내야 한다. 매일 오전 4시까지 춤 연습을 한다. 의상도 개인적으로 마련한다.”
―본인의 최대 매력은….
“‘뇌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록 가수나 ‘비’ 같은 남자 가수들의 노래에도 도전하겠다. 또 음반을 내는 게 꿈이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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