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인사이드]수능일에 충무로가 바빠지는 까닭은…

  • 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05분


‘수능 특수를 잡아라.’ 5일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겨냥한 영화계의 이벤트가 한창이다.

내년 2월 개봉예정인 영화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는 일찌감치 마케팅에 나섰다. 조재현 이준 등 출연진은 수능 당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 시험장을 찾는다. 이 작품은 아버지의 ‘바지바람’을 소재로 한 코미디. 조재현이 아들 맹사성(이준)의 교육에 안달복달하는 ‘맹부(孟父)’ 맹만수로 출연한다. 이들은 합격 기원용 부적과 문제가 슬슬 풀리라는 뜻의 두루말이 휴지, 따뜻한 음료를 준비할 예정이다. 수험생들에게 제공하는 물건에는 영화 홍보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영화의 홍보를 담당한 ‘젊은 기획’의 윤숙희 대표는 “국내 영화계의 최대 고객이 10대 후반∼20대말이기 때문에 수능을 겨냥한 마케팅을 계획했다”며 “수험생에게 팬 서비스하면서 영화도 홍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도 수능시험 무렵 개봉한 ‘몽정기’와 고교생을 주 관객층으로 설정한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비슷한 마케팅을 펼쳐 적지 않은 홍보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영어완전정복’(5일 개봉)은 수능 특수에 맞춰 개봉 시점을 금요일에서 아예 수요일로 앞당겼다. 영어 배우기를 소재로 한 영화의 성격상 중고교생을 주 관객층으로 정했다는 게 제작사 ‘나비 픽처스’ 측의 설명. 이 회사 직원들은 요즘 매일 아침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서울 시내 중, 고교로 출근중이다. 개봉 때까지 50∼60개 학교를 찾아가 7만여 장의 홍보 전단을 나눠줄 계획이다.

수능 특수를 노리는 극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CGV는 5∼11일 수험표를 갖고 서울 지역 CGV를 찾은 관객들 중 추첨을 통해 1명을 뽑아 2004년 1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내가 여자가 된 날’ ‘칠판’ ‘선택’을 잇따라 상영하는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는 11월 한 달간 수험표를 지참한 학생들에게 입장료의 50%를 할인해준다.

롯데시네마는 5∼10일 수능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들에게 화장품 팝콘 등을 제공하며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는 ‘매트릭스3-레볼루션’ 입장권을 구입한 수험생에게 영화 포스터를 나눠준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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