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 20명이 모여 함께 영화를 만든다. 한국영화아카데미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은 ‘따로 또 같이’란 의미의 ‘이공(異共)’. 20명의 감독이 ‘20’-나이든, 숫자든, 집주소든-을 소재로 한 러닝타임 5분 분량의 단편 디지털 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 휴대전화의 모바일 서비스, 인터넷 상영과 극장 개봉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만난다는 계획이다.
‘이공’ 프로젝트에는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결혼이야기’의 김의석, ‘게임의 법칙’의 장현수, ‘싱글즈’의 권칠인, ‘내 마음의 풍금’의 이영재, ‘시월애’의 이현승, ‘화산고’의 김태균,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민규동, 김태용, ‘사인용 식탁’의 이수연 등 1990년대 이후 화제가 된 한국 영화를 만든 감독들 20명이 참여해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 인재 양성소임을 입증했다.
10월28일 열린 제작발표회(사진)에서 김태균 감독은 “그동안 제작비와 흥행에 대한 부담이 많았는데 이번엔 ‘비우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고 11월14일 개봉을 앞둔 감독 6인의 옴니버스 영화 ‘여섯개의 시선’에서 프로듀서를 맡았던 이현승 감독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감독들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드는 일이 무척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성이 강한 감독들이 높아진 제작비와 흥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얼마나 ‘속을 썩여왔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공’에는 황정민, 추상미, 최성준 등의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한 상태이며 11월부터 동시에 크랭크인, 2주 동안 게릴라식으로 촬영을 마친 뒤 SK텔레콤을 통해 매일 한 편씩 상영된 후 12월19일 개최되는 한국영화아카데미 개막작으로 전체 옴니버스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김민경 주간동아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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