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입법, 토론만 있고 결론은 없다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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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정치개혁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각 정파간의 시각차가 큰 데다 ‘개혁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정치개혁특위의 3당 간사는 20일 방송사와 시민단체 등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잇따라 참석해 이해가 엇갈리는 쟁점사항을 놓고 공개적으로 합의도출을 시도했다.

이날 오전 MBC 특집생방송 ‘정치를 바꿉시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개특위 간사들은 특히 △전체 의원 정수 및 비례대표 의원 수 확대 △선거구제 △지구당·후원회 폐지와 기부자 공개범위 등에 대해 집중 논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의원 정수 확대, 소선거구제 폐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민주당과 우리당은 보조를 맞췄으나 한나라당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한나라당의 후원회 완전 폐지 주장에 대해 다른 당들은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했다.

3당은 이어 오후에도 65개 시민단체 연합체인 정치개혁국민행동이 주최한 ‘3당 정치개혁안 검증·평가토론회’에 참석해 또 다시 의견을 조율했으나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토론자로 나선 명지대 정진민(鄭鎭民) 교수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정당 내부에 파벌이 조장돼 계파 중심의 선거가 치러질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역시 토론자로 나선 중앙선관위 조영식(曺永湜) 선거관리국장은 지구당 폐지의 문제점으로 사조직 의존도 증가와 음성적 선거 및 정치자금 지출 가능성 등을 제시했으며 후원회 폐지의 문제점으로 합법적 모금 통로 폐쇄에 따른 음성적 불법자금 조성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별도로 국회 정개특위 산하 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위원장 박세일·朴世逸 서울대 교수)도 이날 첫 전체회의를 갖고 정치권의 개혁입법 논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인 스스로 개혁을 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려워 민간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들로 협의회를 구성했다”며 “27일까지 정치개혁안을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뒤 정치권에 수용을 호소,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목요상(睦堯相) 정개특위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급한 선거구제 협상부터 합의를 위해 애쓰겠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일방 주장만 자꾸 고집하면 안 된다”며 “다음달 초까지 합의가 안 되면 표결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각 당의 정치개혁안
구분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현행
선거구제소선거구제대선거구제 원칙(중대선거구제 도입 가능)중대선거구제소선거구제
선거연령만 20세 이상만 18세 이상만 18세 이상만 20세 이상
의원정수273명299명(여성 전용지역구 신설)299명(비례대표 늘려)273명
비례대표제전국단위 비례대표제권역별 비례대표제권역별 비례대표제전국단위 비례대표제
지구당 개편지구당 폐지 후 연락사무소 설치17대 국회 중 지구당 폐지17대 총선 이후 폐지. 이번 총선은 후보가 아닌 운영위원장체제로 운영지구당 설치
후원회전면 폐지유지중앙당과 시도지부만 유지중앙당, 시도지부, 의원 및 지구당 후원회 허용
법인세 1% 기탁찬성반대반대규정 없음
현재 3당의합의 내용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지역구 증가는 불가피합동 및 정당 연설회 폐지투표 90일 전부터 선거운동 시작출마기탁금:유효득표수 15% 이상―전액 반환, 〃 10% 이상―50% 반환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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