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컴백 놓고 네티즌 갑논을박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5시 15분


“Come back home!”

해외에서 칩거중이던 가수겸 프로듀서 서태지가 내년 1월에 7집을 내고 국내무대로 컴백하겠다고 발표, 네티즌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서태지의 공식 사이트(www.seotaiji.com)와 각종 음악 관련 사이트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로 수차례 다운되는 소동을 빚는 가운데 일부 포탈 사이트와 언론사 닷컴은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의견으로 뜨겁다.

서태지는 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한 뒤 사회적 메세지가 강한 곡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당대 청소년들의 우상이자 ‘문화 대통령’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96년 갑작스럽게 은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두문불출했으며, 2년 뒤인 98년 솔로 가수로 복귀하고도 5집 앨범 발매 외에 방송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는 2000년에야 6집을 발표하면서 방송출연, 콘서트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듯 했으나 2001년 또 다시 국내활동을 중단하고 출국, 이후 주로 일본에서 음악작업에만 몰두해 왔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 머물면서도 여전히 국내 가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또 돈 떨어졌나” VS “장사꾼 취급말라”▽

서태지의 복귀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미국 영주권자 서태지가 돈이 떨어지자 다시 들어온다”면서 “다시는 서태지가 한국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revi21’(동아닷컴)은 “돈 떨어지고 사람들이 잊을 만하니까 또 앨범을 낸다”고 말했으며 ‘jemink’(동아닷컴)는 “서태지도 유승준처럼 입국금지했으면 좋겠다”고 빈정댔다.

‘으이구’(다음)는 “광고료도 무조건 억단위로 부르던데 당신 음악도 그렇게 값어치가 있었음 좋겠다”고 비꼬았다.

반면 팬들은 “서태지를 장사꾼 취급 말라”며 “그렇게 돈벌고 싶었으면 은퇴를 왜 했겠냐”고 반문했다.

yshooni(야후)는 “돈 벌고 싶어 앨범에 10억을 투자하나? 돈 벌이를 위해 3년 넘게 공들여 앨범 만드나?”고 물었고 네티즌 ‘apnidel’도 “돈 때문이라면 노래 보다 그동안 번 돈으로 재테크 하는게 낫다”고 편들었다.

rlarhkwkdtjs(야후)는 “서태지는 돈이 궁한 사람이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비난할려면 립씽크를 일삼으며 가요계 발전을 저해하는 일부 가수와 기획사를 욕하라”고 주장했다.

▽“군대는 왜 안가나” VS “합법적인 면제자”▽

안티 네티즌들은 서태지의 병역면제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주장했다.

‘군으로’(다음)라는 네티즌은 “군면제자 서씨, 면제사유가 뭐요? 정신장애라는 데 맞는 것인지?”라고 일부 스포츠 신문에 보도된 군면제 사유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wolfking(엠파스)는 “북핵과 이라크 파병 문제등으로 미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음악을 여과 없이 보여줘 자존심 상한다"며 "그가 국민으로서의 의무에 충실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은 ‘합법적인 면제’라며 지나친 억측을 삼가 달라고 요구했다.

‘salacious’(다음)은 “예전에 서태지와 아이들 3명이 경찰에서 군 문제로 조사 받은 적이 있으나 합법적인 면제로 밝혀져 무혐의 처리됐다”며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을 함부로 유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서태지의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측도 “세간에 알려진 면제 사유인 ‘정신장애’는 어불성설”이라며 “서태지는 데뷔전인 90년 징병 검사를 받았으나 고졸 중퇴의 학력에다 당시 위천공이라는 위장병을 앓고 있어 군대가 면제됐다”고 밝혔다.

▽“음악성 과장됐다” VS “진정한 천재 뮤지션▽

안티 네티즌들은 서태지의 음악이 독창적이지 않으며 표절 시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ogner4’(엠파스)는 “4번째 앨범까지는 소장가치가 있지만 나머지는 조악하다”면서 “서태지는 이도저도 아닌, 단지 마케팅이 만든 가수다”고 깎아 내렸다.

adcat69(엠파스)는 “독창적인 거라곤 하나도 없다”며 “이름은 일본 밴드 엑스재팬에서 베이스 치던 Taiji랑 같다. 음악은 또 어떤가, 한번이라도 표절시비에서 자유로운 적이 있던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태지의 팬들은 “90년대 이후 마이너 장르를 적극 발굴한 그의 음악적 업적을 무시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debbie(다음)님은 “그로 인해서 우리나라 락의 미래가 많이 밝아졌다”면서 “상당수의 그의 팬들이 꾸준히 언더그라운드 락공연을 찾는 등 활성화에 앞장선다. 스탠딩 공연을 한국 땅에 정착시킨 사람도 서태지”라고 강조했다.

그밖에 안티 네티즌들은 “서태지는 하루빨리 자신의 황금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하고 양현석처럼 프로듀서 일이나 하라”고 주장하는데 반해 팬들은 “잘난 사람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이냐”고 맞서 양측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태지 컴백 후 콘서트 등 활발한 활동 예정▽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서태지는 음반 마스터링을 위해 곧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며, 내년 설 연휴가 끝날 무렵에 컴백해 바로 대규모 콘서트를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다. 6집 발매 이후 3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번 앨범에는 한·미·일 정상의 스태프와 엔지니어들이 참가했으며 1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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