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가에서 확산 중인 ‘1우(牛) 1등록번호’ 제도의 현장이다. 29일 방송되는 EBS 다큐멘터리 ‘조용한 혁명, 농장에서 식탁까지’(오후 5시반∼6시반)는 농축수산물 생산의 미래가 달린 ‘안전성 담보 사업’이 이뤄지는 현장을 2부작으로 나눠 조명한다.
소비자는 이제 맛있는 것도 싼 것도 아닌, ‘안전한’ 식품에 관심을 갖는다. 일본은 광우병 소동 이후 ‘생산이력 시스템’을 도입해 농가 소유 소 13만 마리와 정부 소유 460만 마리가 이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12월부터는 모든 농가에 의무화된다. 표고버섯 생산도 마찬가지로 생산자와 생산지, 재배방법, 농약사용 여부 등의 정보가 표면에 표시된 바코드에 담겨 있다.
한국에도 국제적 식품 품질관리 기준인 ‘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HACCP)’를 도입한 농축산물 생산현장이 있다. 전남 나주의 한 고추농장은 참숯을 섞은 흙으로 병충해를 줄이고 있고, 경북 풍기의 한 사과농원은 암컷 해충의 암내물질과 유사한 ‘교미 교란제’를 분비하는 전선으로 수컷들을 유인해 실제 교미를 줄임으로써 벌레 숫자를 줄이고 있다. 전북 김제 축협의 목우촌은 칼 한 자루를 2분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미생물 관리에 관한 규정을 운영 중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 평범한 가족의 저녁식탁을 분석해 △필리핀산 과일(샐러드) △태국산 닭고기 △중국산 마늘종 △러시아산 대구(대구탕) △베트남산 주꾸미 등 얼마나 다양한 국적의 농축수산물들이 우리 식탁을 지배하고 있는가를 짚어보는 것으로 도입부를 구성, 식품 품질 관리에 관한 국제적 기준인 ‘우수 농산물 관리제도(GAP)’의 개념을 부각시킨다.이 프로그램의 오한샘 PD는 “이젠 가격경쟁력을 식품 생산의 핵심으로 보던 시대는 지났으며, 고부가가치와 맞춤생산 등 ‘소비자 위주’의 생산이 농가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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