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퀴즈 대한민국’(일 오전 10시)의 11번째 ‘퀴즈 영웅’으로 탄생한 열쇠수리공 이용석(李鎔錫·52·사진)씨. 그는 21일 방송에서 대학생과 대기업 간부 등 5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3725만원의 우승 상금을 탔다.
“막상 우승하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데요. 3라운드까지만 살아남으면 원이 없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에서 열쇠수리점을 운영하는 이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마친 뒤 과수원, 시계수리점, 철공회사, 아파트 경비실 등을 전전하며 일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1998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했고 99학번으로 방송통신대 국문과에 입학해 올해 초 졸업했다.
이씨는 35년 전 KBS라디오의 ‘백만인의 퀴즈’를 시작으로 퀴즈에 빠진 뒤 지금도 퀴즈 프로그램이라면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 본다. 6월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에도 출연했으나 주관식 첫 문제인 6단계에서 탈락했다.
그는 생활에서 얻은 상식뿐 아니라 신문을 꾸준히 보며 축적한 지식이 우승에 도움을 주었다고 털어놓았다.
“신문에서 퀴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아서 노트에 스크랩합니다. 문화면이나 스포츠면에 많고 정치면에는 거의 없죠.(웃음)”
그는 “퀴즈 외의 다른 취미는 각시와 함께 산나물 뜯는 것”이라고 이날 방송에서 밝혔다. 상금은 예산 지역의 소년소녀가장들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한 명 소개받아서 그 아이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돌보겠습니다. 상금이 떨어지면 제가 더 벌어서라도 말이죠.”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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