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새해에는 아무래도 ‘효자동 이발사’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하하하. 캐스팅은 내가 먼저 됐고 다음에 소리씨가 됐죠. 소리씨가 맡은 민자 역의 비중이 외형적으로 작아 부부로 맺어질 줄은 몰랐어요.
▽문소리=실제로 조연이죠. ‘오아시스’나 ‘바람난 가족’에서는 내가 사건을 일으켰죠. 이번 작품에서는 강호 오빠가 ‘키’를 쥐고 있는데 이런 작품에서는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있어요. 저는 출연작이 세 작품 밖에 없잖아요. 설경구(‘오아시스’) 송강호 같은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게 대단한 행운이죠. 우리 영화 개봉이 4월이에요. 지난해에는 ‘살인의 추억’이 개봉돼 ‘대박’이 터졌는데 ‘4월의 영광’이 재현될 조짐이죠.
‘효자동…’은 1960, 70년대를 배경으로 대통령의 이발사였던 한 소시민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진솔한 삶을 그린 휴먼 드라마. 작품에서는 첫 만남이지만 두 배우는 공통점이 많다.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이자 혈액형도 모두 A형이다. 지난해에는 영화제 수상 상금의 일부를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에 기금으로 내기도 했다.
▽송=혈액형은 어떻게 알았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건가?
▽문=강호 오빠, 제가 머리카락을 거기 넘겼죠(웃음). 배우들은 A형이 많은 것 같아요.
▽송=연기할 때 예민하지 않은 배우가 어디 있겠습니까만 저는 특히 예민한 편이예요. 제가 출연한 술 광고 CF에서처럼 호탕한 성격은 아니죠.
▽문=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저를 굉장히 용감한 줄 알지만 그렇지 않아요. 고교 때는 학교와 집 말고 다른 생활이 없었어요. 그때 우연히 친구랑 최민식 선배가 출연한 연극 ‘에쿠우스’를 봤는데 그 강렬한 기억이 연기자 문소리를 만들었죠.
‘바람난 가족’ 얘기를 하다 송강호가 언제쯤 멜로 영화를 찍느냐는 것이 화제에 올랐다.
▽송=전 멜로라는 장르 자체에 아직 흥미가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도 멜로라고 생각합니다.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인생이 보이면 정말 진한, 진정한 멜로죠. 5년 뒤 40대 초반. 인생을 좀더 알면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그런 ‘척’하는 연기를 했지만.
▽문=어? 어! 그런 척하는 연기요. 참! 할 말이 없네요.
▽송=올해의 궁금한 점? 팬들이 지난해처럼 감동받고 자극받는 놀라운 한국영화를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개인적으론 이창동 감독님이 장관 그만두고 언제 영화를 하실지 궁금해요. 올해에는 관두시지 않을까(웃음).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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