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외치는 사람은 오스카상 후보에 세차례 올랐다가 모두 탈락하고 영화계를 떠난지 20여년만인 1996년에야 평생공로상을 받은 미국의 원로배우 커크 더글러스(87). 그는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승자가 되는 것'이란 글에서 "오스카 상 수상후보들은 모두가 승자"라고 격려했다.
그는 이 글에서 1956년 '열정의 랩소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일을 회상했다. 그는 시상식 당일 '영광의 길'이란 영화를 찍느라 독일 뮌헨에 있었고 그가 머문 호텔에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수상자는 '왕과 나'의 율 브린너로 결정됐고 기자들이 떠난 뒤 나만 홀로 남았다. 그때 미국에 있던 부인과 아들이 호텔로 오스카상 모양의 상패를 소포로 보내주었다. '늘 오스카 같은 아빠께'라고 써 있었다. 나는 상을 받지 못했지만 승자였다."
다음주말로 다가온 오스카상 시상을 앞두고 더글러스는 "각 부문에 5명의 후보가 정해지며 한사람만 상을 받고 나머지 4명은 패배자로 선언된다"면서 "우리는 1등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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