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무장 정훈공보관은 "국방부와 영화계의 문제가 불거진 것은 '태극기를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국방부의 지원이 없어 50억원 정도 제작비가 더 들었다'고 이야기하면서부터"라고 밝혔다.
이준 국방부 장관 당시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국방부와 영화계의 '관계'가 시작됐다고 한다. '해안선'은 최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김 감독 작품으로 해안선 경계를 서는 병사(장동건 분)가 정신적 문제를 겪으며 폭력을 일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안선' 개봉 무렵 이 장관이 영화관계자들을 불렀는데 그 때 강 감독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이야기를 꺼내며 지원을 요청해와 지원을 검토했는데 처음에는 수십 곳의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이 윤 공보관의 설명이다.
강 감독은 "이 영화를 지원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했는데 당시 국방부는 시나리오 상으로 히트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 또 국방부의 입장에서 가장 거슬리는 3곳에 대해 강 감독이 시나리오 수정을 거부했다고 한다.
우선 장동건의 애인이 보리쌀을 얻으며 보도연맹에 가입한 뒤 공산당으로 몰려 죽는 장면, 그리고 원빈이 강제징집되는 장면(실제 18세 이상 강제 징집이 당시 있었다고 확인했다고), 그리고 장동건이 원빈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상관 대대장을 돌로 쳐 죽이는 장면을 국방부는 '문제 장면'으로 지적했다고 윤 공보관은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은 국방부 요구대로 영화를 만들다 보면 결국 국군 홍보영화인 '배달의 기수'가 되고 만다면서 군지원 없이 자체제작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M1소총 정도는 지원했겠지만 당시 미군이 사용했던 M4 셔먼탱크 경우는 지원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들은 "정말 (국방부가) 후회할 정도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 감독에게 이야기했다고 윤 공보관은 소개했다.
또 '태극기 휘날리며'를 국방부에서 상영하기 전에 재향군인회가 단체관람을 했는데 △6.25가 남침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고 △전쟁의 비참함을 알린 사실과 함께 군의 전쟁억제 역할 등의 '홍보효과'를 근거로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공보관은 "3월경 조영길 장관이 영화계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를 갖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