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MBC 라디오의 간판 프로그램 ‘여성시대’를 진행하는 송승환씨(47·PMC 대표)는 특히 양희은씨(52)와 호흡을 맞추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씨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송씨는 고교시절 양씨가 진행하는 KBS2 라디오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들으며 자랐다. 그 후 송씨도 ‘밤을 잊은…’의 DJ로 이름을 날렸다. 1980년대 후반 미국 뉴욕에 살 때도 그 곳에 와있던 양씨를 자주 만났다. KBS2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는 양씨의 여동생 양희경씨와 부부로 출연했다. 송씨는 양씨를 ‘양 선배’라고 부르고 양씨는 송씨를 ‘야, 송승환’이라고 부른다.
“양 선배가 늘 그랬어요. ‘우리는 앵벌이 출신으로 어렵게 자랐으니 잘 돼야 한다’고요.”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인상을 주는 송씨는 뜻밖에도 소년가장 출신.
“부모의 사업 실패로 중학교 때부터 제 방송 출연료로 가족들이 먹고 살았습니다. 탤런트실 선배들이 돈을 모아 쌀을 사주기도 했지요. 그 시절엔 다들 어렵게 자라서인지 가난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여성시대’ 제작진은 어려운 시절을 겪은 두 MC가 서민 지향의 ‘여성시대’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다보면 학창시절, 그리고 뉴욕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시절이 떠올라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송씨는 “퍼포먼스 ‘난타’처럼 나이나 학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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