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부대원 무덤 현지서 첫 발견

  • 입력 2004년 3월 12일 16시 27분


3월11일 실미도 훈련병 조석구씨의 무덤을 찾은 당시 기간병들이 묵념을 올리고 있다.

3월11일 실미도 훈련병 조석구씨의 무덤을 찾은 당시 기간병들이 묵념을 올리고 있다.

1971년 발생한 실미도 사건 당시 북파공작 부대인 684부대의 사망자 무덤이 지난 11일 실미도 현지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신동아’가 사망 35년만에 최초로 확인한 이 무덤의 주인공은 당시 31명 부대원 중 한 명인 조석구씨(1949년 충남 부여 출생)로 조씨는 실미도 부대에 들어간 다음해인 69년 8월 31일 훈련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익사했다. 조씨의 유족으로는 어머니 이병례씨(84)가 아직 생존해 있고 7남매가 충북 청주와 서울 등에 거주하고 있다.

684부대에서 훈련병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던 하사관과 기간병들의 모임인 실미전우회측이 이 날 최초로 공개한 실미도 희생자 조석구씨의 무덤은 실미도 남서쪽 맨끝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속에 숨겨져 있었다. 71년 사건 당시 자폭과 사형 등으로 전원 사망한 31명중 시신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부의 진상 조사 및 나머지 시신 확인 작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당시 조씨가 소속됐던 소대장을 맡았던 김이태씨(경북 의성 거주)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조씨가 훈련 중 익사하고 난 뒤 3시간 후쯤 현장에서 100미터 떨어진 바위틈에서 시신을 발견해 상부에 보고한 뒤 아무도 모르는 곳에 매장했다”고 밝혔다. 실미전우회측은 그러나 “당시 부대원들은 조씨를 매장하고 난뒤 예포를 발사하는 등 684부대장(葬)으로 고인의 장례를 엄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실미전우회측은 조석구씨의 유족에게 “억울하게 희생당한 조씨의 유해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한 뒤 이 날 현장 동행을 제의했으나 조씨의 동생 달구씨(서울 신림동)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현장을 찾지 않았다. 동생 달구씨는 “나중에 현장을 확인한 후 가족회의를 열어 이장(移葬) 일정 등을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실미도 훈련병 조석구씨의 무덤 발견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오는 17일(수) 발매되는 신동아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실미도 = 성기영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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