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3000회를 맞는 KBS1 ‘6시 내고향’(월∼금 오후 6시)을 거쳐간 제작진의 숫자다. 1991년 5월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6시 내고향’은 13년간 농어촌 프로그램의 간판이었다. 농어민에게 영농과 농수산물 유통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도시인에게는 사라져가는 고향의 정취를 전했다.
초기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정부의 지방자치제 도입 의지에 따라 어린이 방송 시간대에 농어촌 프로그램을 억지로 끼워 넣은데다 급속한 도시화의 물결에 떠밀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제작진은 밤새워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6시 내고향’의 초석을 세웠다. ‘내고향 리포터’라는 코너에서 농촌이나 어촌의 주민을 리포터로 내세워 호응을 얻었고 ‘직거래 장터’라는 개념을 방송에 도입하기도 했다.
‘6시 내고향’ 첫 방송 당시 막내 PD였던 함형진 교양국 부주간은 지난해 6월 이 프로그램의 CP를 맡아 3000회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도시인에게 ‘고향’을 전하는 방송에서 벗어나 이제는 도시가 농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3000회 특집은 26일 오후 5시20분부터 100분 동안 방송된다. 이날 전국에서 3000가구를 선정해 가스레인지를 설치해주고 한의사들과 자매 결연을 추진하는 휴먼네트워크 ‘아름다운 만남’ 코너를 처음 시작한다.
‘6시 내고향’은 5월에 100개 농어촌 마을에 매년 네차례 이상 자원봉사단체를 파견하고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고향 프로젝트’ 코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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