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주 청취자인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심야 FM 라디오방송이 이 같은 비속어 등으로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원회 연예오락 제1심의위원회는 25일 KBS2 FM ‘이민우의 자유선언’, ‘박준형 김다래의 라디오 천하무적’,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 SBS FM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1010클럽’ 등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들에 대해 무더기 주의조치를 내렸다.
‘이민우의 자유선언(밤10시)’에서는 10일 진행자 이민우가 출연자들로부터 첫 인상이 차가웠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 인상에 대해) 싸가지가 없다는 표현을 쓰잖아요. 매가지가 없다”고 답했다.
13일 나온 가수 렉시는 진행자 송백경이 비둘기가 도시 오염의 주범이라고 하자 “88년 서울올림픽 때 너무 많이 무방비하게 (비둘기를) 풀어 제끼지 않았습니까”라고 맞장구쳤다.
자정에 시작하는 ‘박준형 김다래의 라디오 천하무적’의 9일 방송에서는 박준형이 수능시험에 재도전하는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한 뒤 이렇게 말했다. “끝을, 뽕을 뽑아주세요.”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오전 1시)’ 9일 방송에서 진행자는 한 청취자의 사연을 여과 없이 읽어 내려갔다.
“저는 정말 까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요즘은 개나 소나 다 대학생 된다… 개부라지게 술 마시는 걸로 대학생활 전체를…”
경실련의 김태현 미디어워치 부장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들이 또래 집단의 유행어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듣기만 하는 라디오방송에서는 오가는 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지나친 표현은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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