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토론회 TV 중계 한낮-심야 편성 논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나 심야 시간에 토론회를 중계하면 누가 봅니까."

개정된 선거법(82조의 2)에 따라 구 시 군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1회 이상 개최하는 후보초청 대담·토론회를 중계하는 공영방송사들이 방송시간을 시청률이 낮은 한낮이나 심야에 편성해 놓고 있다.

경남의 경우 창원, 진주KBS와 마산, 진주MBC, 부산MBC가 도내 17개 선거구의 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 또는 후보합동연설회를 6일부터 13일까지 중계한다.

부산은 이들 방송사가 4일부터 13일까지 18개 선거구의 토론회를 녹화 또는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경남지역 KBS(5개 선거구)는 모두 오전 10시부터, MBC(12개 선거구)는 마산시갑과 양산시(오후 5시 20분부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낮 12시 15분부터 중계한다.

또 부산지역 KBS(9개 선거구)의 경우 6개 선거구는 오전 10시부터, 3개 선거구는 오후 11시 35분부터 중계를 시작한다. MBC는 오전 7시50분부터가 2곳, 오후 5시20분부터가 7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영방송사들이 토론회 중계시간을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잡은 데 대해 유권자들은 "후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거법이 토론회 초청 대상자를 5명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추천했거나 여론 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로 제한해 지지율이 낮은 무소속 후보는 토론회 참석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 창원갑과 의령-함안-합천은 후보 5명 중 3명, 마산을은 4명 중 3명만 토론회에 초청됐다.

경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은 국가의 정치 담당자를 뽑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토론회는 시청자가 많은 시간에 중계를 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책무"라고 말했다.

지역방송사 관계자는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토론회를 편성하려 했으나 중앙방송과의 연계와 광고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정규 뉴스시간에 토론회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인터넷 서비스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