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잘못 보여준 영상물은 호환(虎患) 마마보다 더 무섭다고들 한다. 과연 어떤 것을 골라 아이들에게 보여줄까.
▽DVD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DVD의 장점은 많다. 우선 돈을 절약할 수도 있다는 점. VHS 비디오로는 우리말 더빙과 영어 더빙 판이 따로 나와 모두 사려면 돈이 많이 든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DVD 대다수는 우리말과 원어 더빙이 동시에 지원된다. DVD 메뉴에서 아이들 수준에 맞춰 우리말이나 원어를 골라주면 된다. DVD를 영어로 들려줘 외국어 학습교재로 활용하는 가정도 있다.
또 DVD 디스크를 흠집 없이 보관만 하면 극장처럼 늘 변함없는 영상과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좋아하는 만화를 여러 번 반복해 본다. 아이를 위한 DVD 대다수에는 영화 본편뿐 아니라 영화 내용과 관련된 게임과 학습교재, 영화 제작과정과 인터뷰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수록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DVD는?=부모가 아무리 좋아해도 아이들이 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낭패. 올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DVD는 ‘니모를 찾아서’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톰과 제리’ 시리즈 등이다.
디즈니와 픽사 스튜디오가 선보인 ‘니모를 찾아서 소장판(CE)’은 아빠 물고기의 사랑이 짙게 배어나는 감동의 3D 애니메이션이다. 실제 바다 속을 잠수해 관찰하는 것처럼 오색찬란한 물고기들과 해저 세상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DVD 메뉴에 있는 수족관 모양의 아이콘을 선택하면 사이버 수족관이 등장해 물소리와 함께 물고기들이 화면 위를 돌아다닌다. 니모의 선생으로 나온 가오리 레이가 설명하는 물고기 백과사전과 해양학자가 등장해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도 교육적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DVD는 인기가 높은 편. 정감 넘치면서도 3D 컴퓨터그래픽의 진수를 보여주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비롯해 ‘정글북2’ ‘라이언킹 특별판(SE)’ ‘벅스라이프 CE’ ‘곰돌이 푸’ 시리즈도 스테디셀러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지존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화해를 그려낸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도 지난달 20년 만에 DVD로 출시돼 호평 받고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탄생과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도 함께 수록됐다. 지브리의 DVD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고양이의 보은’은 우리네 사는 모습과 비슷한 동양 특유의 정감어린 풍경을 담아내 아이들뿐 아니라 386세대의 부모까지 마니아가 많다.
로봇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 SE’ ‘바이오니클-빛의 가면’ 등도 많이 찾는다. 이 밖에 니켈로디온의 대표작인 ‘지미 뉴트론’ ‘야! 러그래츠’는 영어 공부용으로, 프랑스 애니메이션 ‘곰이 되고 싶어요’와 국산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수채화 같은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
▽DVD를 본다고? 난 DVD로 게임한다=어린이를 위한 DVD에는 리모컨을 이용해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니모를 찾아서’에는 물고기떼가 이런 저런 방향으로 뭉쳐 만들어내는 모양이 어떤 물건인지를 알아맞히는 ‘물고기 제스처’ 게임이 재미를 더한다. ‘라이온 킹’에는 지프를 조종해 사파리를 탐험하는 게임과 동물의 울음소리를 맞히는 놀이, 벌레잡기 게임 등이 제공돼 아이들이 좋아한다. ‘정글북 2’에서는 동물에 관한 퀴즈를 풀며 3D 그래픽으로 된 정글 미로를 탈출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동물에 관한 상식도 배울 수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 DVD에도 영화를 감상한 뒤 풀어보는 퀴즈와 자동차를 타고 어둠의 숲을 탈출하는 게임, 주인공들의 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드는 코너가 제공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골라주자=4세 미만의 아이라면 90분 안팎의 장편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럴 땐 유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짧은 에피소드를 묶은 게 좋다. ‘까이유’ ‘꼬마 생쥐 메이지’ ‘패트와 매트’ ‘아기단추 아추랑 콩콩’ 등이 유아를 위한 DVD들이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해리포터’ 시리즈와 ‘구니스’ ‘초콜릿 천국’ 같은 실사 영화 및 철새와 곤충, 공룡의 생태 등을 담은 ‘위대한 비상 SE’ ‘마이크로 코스모스 CE’ ‘공룡대탐험’ 등이 괜찮다.
아이들에게 어떤 DVD를 보여주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한 부모가 아이 곁에서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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