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KBS는 ‘뉴스9’의 7번째 뉴스로 ‘탄핵 그 후 한달’이란 제목의 기획성 보도를 2분16초간 내보내면서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국회에서 벌어진 멱살잡이 현장과 탄핵찬반집회 장면 등을 17초 동안 재방영했다. ‘뉴스9’는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정국 탈출 노력을 보여준 뒤 “지지율이 요동치면서 급기야 열린우리당이 위기론을 들고 나올 만큼 탄핵정국은 큰 변화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후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되는 것은 국민의 손으로 탄핵을 용인하는 것”이라는 임종석(任鍾晳) 열린우리당 의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뉴스9’는 마지막으로 기자의 마무리 멘트를 통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은 새로운 한국정치로 가는 중대한 선택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뉴스9’는 이어 ‘대통령 권한정지 한 달’을 통해 “총선결과가 탄핵국면에 직결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청와대와 내각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탄핵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국정혼란이 초래되고 당장 경제부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행량(許倖亮)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주춤하자 KBS가 객관성을 잃어가면서까지 다시 탄핵 이야기를 꺼내 열린우리당에 힘을 보태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BS ‘뉴스9’는 이날 방송 도중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생중계해 야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선대위 대변인은 “KBS는 정 의장의 사퇴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한 데 이어 방송 도중 정 의장의 사퇴 회견 장면을 생중계했다”며 “공영방송을 자신들의 정치쇼에 끌어들여 이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정 의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생중계하지 않고 뉴스 말미에 짤막하게 보도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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