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가문 사이의 ‘이상한 관계’를 폭로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도’가 개봉 전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작사인 미라맥스의 모회사인 월트 디즈니사가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며 배급금지를 요구했기 때문.
‘화씨 911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러 가문이 부시 일가의 회사와 체결한 투자계약이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르며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 직후 빈 라덴 친척 24명 등 사우디인 140명의 미국 출국을 도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여름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12일 개막되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뉴욕 타임스(NYT)는 5일 “디즈니사가 영화 개봉 저지에 나선 것은 플로리다주의 각종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는 현재 플로리다 주지사이다. 디즈니측은 NYT의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무어 감독은 “이는 미국에서 비판적 작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반(反) 부시 운동가로 미국 총기업자들의 정경유착을 파헤친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지난해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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