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일 오후 5시)’에 7개월째 출연중인 신인 개그맨 문세윤(22)은 30대 초반 쯤으로 보인다.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조심스럽게 나이를 물어오고 그때마다 그는 익살스럽게 받아 친다.
“네 조카랑 동갑이야. 82년 개띠.”
성대모사가 특기인 그가 ‘웃찾사’에서 맡는 역할도 디자이너 앙드레 김, 탤런트 주현, 야인시대의 구마적 같은 노련미를 보이는 중견급 스타들이다.
“덩치가 커서 나이 들어 보이나 봐요. 키 180cm에 몸무게가 113kg이거든요. 주위에선 군대 가기 싫어 일부러 찌운 살이냐고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이랬어요. 어머니가 4.5kg인 저를 낳으시고는 ‘죽는 줄 알았다’고 하셨대요.”
‘깐 마늘상에 빛나는 올드 보이’ ‘황금밥상에 빛나는 스피드’ 등 영화를 패러디해 소개하는 ‘고운말 드라마’ 코너에서 문세윤은 흰옷 차림에 머리를 뒤로 넘겨 빗고 앙드레 김의 말투를 흉내 내어 해설한다. 소개 말미에 따라붙는 말은 늘 “섹시하게 앙” 이다.
노래를 소재로 한 ‘비둘기 노래방’에서는 중절모자를 쓰고 나와 탤런트 주현의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도 하고 푸짐한 배 위에 아코디언을 그려 넣은 뒤 음악에 맞춰 뱃살을 출렁이며 아코디언 연주 흉내를 낸다.
“앙드레 김 선생님을 성대 모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느끼하게 말하잖아요. 저는 기름기를 쫙 빼고 귀여운 맛을 더해 차별화했어요. 주현 선생님하고는 워낙 얼굴이 닮아 흉내내기가 힘들지 않아요.”
웃찾사 멤버들의 일상은 오전 9시 연습실에 나가 새벽에 귀가하는 강행군이다. 문세윤은 “내가 한창 놀 나이에 왜 이렇게 사나”고 가끔 뒤돌아보지만 직장을 찾지 못한 친구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성대모사는 약발이 금방 떨어지거든요.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있는 중이예요. 형들이 많이 도와주니까 잘 될거예요.”
‘웃찾사’의 박재연 PD는 “대개 덩치가 크면 과격해보여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세윤이는 연기가 고와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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