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 (밤 9:55)에서 사랑 방정식 등이 소개되면서 수학이나 과학 원리가 새로운 사랑 고백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수학 영재인 승재(윤계상)가 유민(정다빈)에게 하트 모양의 그래프 등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작가 진수완씨는 “수학을 통한 사랑 고백이 자신의 사랑을 감추고 있는 승재의 순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랑의 방정식
7회(8월 25일 방영분)에서 승재는 17x²-16|x|y+17y²=225이 사랑의 방정식이라고 말한다. 이 방정식은 x, y를 축으로 한 그래프에서 하트 모양이 되기 때문. 이 방정식이 소개되자 인터넷 사이트에는 “실제 그렇게 되느냐”는 문의가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또 다른 하트가 그려지는 방정식 ‘(x²+y²-1)³-x²y³=0’ 등을 드라마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의 사랑의 방정식=네티즌 ‘tokyo105’는 아인슈타인이 사랑을 ‘Love=2 □ + 2 △ + 2 ∨ + 8 <’ 라는 식으로 표현했다는 일화를 올리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수업시간에 사랑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가야만 하는 길을 떠나가며 아쉬워 뒤돌아보는 그 마음! 갈 수 없는 길인데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 그 마음이 사랑”이라며 이 같은 방정식을 내놓았다고 한다.
○ 사랑의 지수
승재는 유민에 대한 감정 지수도 수학으로 표현한다. 우울한 기분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학 방정식에 골몰하다가 역시 변수는 유민이라는 답을 알게 되는 것. 그는 최대값 1, 최저값 -1인 함수 y=sin1/7πx를 그린 뒤 “이 주기에 따르면 현재 나의 감정은 최대값이 되어야만 하는데 최저값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내 마음의 변수 x를 찾아보면…”하고 말하다가 그 순간 변수 x가 유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사랑도 관성의 법칙에 따른다
8회(8월26일 방영분)에서 승재는 날달걀과 찐달걀을 구별하는 법을 유민에게 말하는 것으로 사랑을 간접 고백한다. 달걀을 바닥에 대고 돌리다가 살짝 멈추게 했을 때, 그대로 멈추면 찐 달걀이고 약간 도는 것은 날달걀이라는 것. 그 이유는 날달걀의 노른자는 내부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관성의 법칙에 따라 더 움직인다는 것이다. 승재는 “사랑도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구. 한번 사랑하면 멈추기가 힘들거든”하고 말한다.
○ 사랑의 뫼비우스 띠
뫼비우스의 띠는 좁고 긴 직사각형 종이를 한번 꼬아서 양끝을 붙인 것이다. 이 띠의 한쪽에서 펜을 계속 그어 나가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온다. 드라마에선 이를 ‘사랑은 끝이 없다’고 고백하는 데 활용한다. 승재를 좋아하는 수지(김민희)는 뫼비우스의 띠를 보여주며 “좋아하는 마음은 무한대로 이어지며 좋은 일만 무한대로 반복되는 것”이라는 고백한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이 드라마에 대해 “수학이 무미건조한 학문으로 비치지만 사랑의 방정식 등 일상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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