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아카데미 간다

  • 입력 2004년 9월 25일 17시 34분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내년 3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출품작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출품작을 두고 ‘태극기…’와 경합을 벌였던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선정과정에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빈 집’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5일 ‘빈 집’이 아카데미위원회가 요구하는 출품자격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태극기…’를 제77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출품작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영진위는 당초 22일 출품작 선정위원회를 열고 ‘빈 집’을 출품작으로 결정해 제작사인 김기덕필름에 통보했다. 그러나 ‘태극기…’ 제작사인 강제규필름측이 ‘빈 집’의 자격 요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내부 확인 절차를 거쳐 24일 ‘태극기…’로 출품작을 변경했다.

영진위측은 “‘빈 집’의 작품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자격 요건 중 ‘자국내 영화산업 안에서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라는 요건에 맞는다고 볼 수 없어 출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빈 집’은 22일부터 서울의 예술영화 전용상영관 하이퍼텍 나다에서 하루 1회씩 상영되고 있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 마감일인 30일까지는 전국 개봉을 하지 않는다는 것. ‘빈 집’의 전국 개봉은 10월 15일 이뤄진다.

문제는 ‘빈 집’의 미국 배급사인 소니픽처스클래식이 미국 아카데미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빈 집’측은 “영진위에 24일 미국 배급사의 공식문서와 함께 이 사실을 전달했지만 영진위가 서둘러 ‘태극기…’로 선정 결과를 번복해 발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빈 집’의 김기덕 감독은 “블록버스터에 결국 저예산 영화가 밀린 것 아니냐. 영진위가 영화의 질적 수준이 아닌 자격 요건을 문제 삼는 것은 본질을 벗어났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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